[현장핫피플] 파스타 가게서 일하던 소년, 안양의 영웅으로…'프로 데뷔골' 한가람, "난 대단한 사람 아냐"

[SPORTALKOREA=안양] 배웅기 기자= FC안양 '부주장' 한가람이 프로 데뷔골 소감을 전했다.

한가람은 18일 오후 2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분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안양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한가람은 공수에서 만 점짜리 활약을 펼치며 유병훈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한가람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 시즌 김천에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대승을 거둬 정말 기쁘다"며 "사실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라운드에 나서기 전에 항상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편이다. 그런데 저도 너무 놀란 나머지 보여드리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보여드려야 할 것 같고 제 골로 승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유병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가람이) 어제 훈련에서 같은 상황이 있었는데 계속 골대 위로 띄워서 '그렇게 할 거면 슛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어제 하나 날려먹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제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드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한마디를 했다"고 전했다.

한가람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 하부 리그를 전전하던 무명이었다. 중학교 졸업 후인 2013년 독일에서 유소년팀 생활을 시작했고, FC 오버노일란트·VfL 슈포르트프로인데 로테·BSV 슈바르츠바이스 레덴을 거쳐 지난해 겨울 안양 유니폼을 입었다.

한가람은 "축구만 하러 해외에 간 건 아니었다. 세무소에서 일도 했고, 대학생이기도 했다. 파스타 가게와 빵집에서 일하기도 한, 어떻게 보면 생소한 이력을 가진 선수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독일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 같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일을 하며 사람들과 지내는 법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B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한가람은 '공부하는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한가람은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취득하는 과정에서 경기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할까. 경기를 준비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유병훈 감독은 이번시즌을 앞두고 한가람에게 부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한가람은 "경기장 안에서도 그렇지만 밖에서도 부담감이 있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제게 역할을 주신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골을 득점하고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였다. 이뤘으니 남은 다섯 경기도 뚜렷한 목표를 세워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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