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가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수원FC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 여전히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은 있지만, 강등권 세 팀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로 올라섰다.
- 다만 강원은 지난 6경기에서 2골 이상 넣은 경기가 없을 정도로 득점력이 저조한 데다, 최근 수원FC 상대로 10경기에서 단 1승(3무8패)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유독 약했다.
[골닷컴, 강릉] 강동훈 기자 = 강원FC가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수원FC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다이렉트 강등’ 가능성은 있지만, 강등권 세 팀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를 이끈 건 빙부상을 당하면서 슬픔에 빠졌음에도 출전 의지를 드러내면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베테랑 공격수’ 이정협이었다.
강원은 25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파이널B 4라운드) 홈경기에서 이정협의 선제골과 김진호의 추가골 앞세워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한 강원은 최근 2연승 포함 3경기 무패행진(2승1무)을 달리면서 수원FC를 11위(8승8무21패·승점 32)로 끌어내리고 10위(6승15무16패·승점 33)로 한 계단 올라섰다. 강원은 내달 2일 12위 수원삼성(승점 32) 원정을 떠나 올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패배한 수원FC는 최근 3연패 포함 8경기(3무5패)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순위 역시 11위로 한 계단 떨어졌고, 12위 수원과 승점이 동률이 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수원FC는 내달 2일 제주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올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강원FC는 수원FC전 포함 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더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직전 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1-0 승)에서 6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다만 강원은 지난 6경기에서 2골 이상 넣은 경기가 없을 정도로 득점력이 저조한 데다, 최근 수원FC 상대로 10경기에서 단 1승(3무8패)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유독 약했다. 때문에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었다. 극복만 해낸다면 승리와 함께 10위로 올라설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오늘이 결승전이다. 오늘 승리해야 다음이 있다”고 강조한 윤정환 감독도 “저희가 매 경기 보면 기회가 와도 득점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공격적으로 노력은 하고 있는데, 오늘 경기에선 득점이 쉽게 터져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골 결정력은 그날그날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 수비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컨디션이 좋으면 정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슈팅이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이었으면 한다”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슈팅을 때렸으면 한다. 전체적으로 몸 상태도 좋고 의욕도 있으니깐 득점이 빨리 나와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날 윤 감독의 바람을 들어준 선수는 ‘베테랑 공격수’ 이정협이었다. 이정협은 킥오프 19분 만에 수원FC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대원이 페널티 아크서클 부근으로 패스를 찔러주자 침투하던 이정협은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몸을 날려 공을 발끝에 갖다 댔다. 이정협의 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 노동건의 힘껏 뻗은 팔을 지나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정협은 득점 후 격한 포효가 아닌, 곧바로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이후 동료들의 위로를 받았다. 강원 관계자에 따르면 오늘 새벽에 이정협의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이정협은 그럼에도 이날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결국 동료들의 위로를 받은 그는 눈물을 쏟았다.
이정협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강원은 계속 몰아붙이면서 추가골 기회를 맞았다. 전반 추가시간 2분 황문기가 김대원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 때 박철우가 유니폼을 잡아당기면서 넘어졌고,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그 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면서 판정이 번복됐다.
강원은 이후 수세에 몰렸다. 수원FC가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반격하자 흔들렸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며 수원FC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골대도 강원의 편이었다. 후반 9분 문전 앞에서 로페즈의 결정적 헤더슛은 골대를 강타했다.
수원FC의 공세를 틀어막은 강원은 기어코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 37분 문전 앞에서 혼전 상황에서 갈레고의 슈팅이 빗맞은 게 가브리엘에게 연결됐고, 가브리엘이 옆으로 내준 패스를 김진호가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득점과 함께 강원 선수단은 격하게 기뻐했고, 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역시 미소를 지었다. 강릉종합운동장은 아리랑이 울려퍼졌고, 7천307명의 관중 역시 환호했다. 결국 강원은 2-0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