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950일 만 A매치 출전…'日 살아있는 전설' 나가토모, "월드컵 우승 향한 큰 한 걸음"

[SPORTALKOREA=용인]배웅기 기자= 나가토모 유토(도쿄)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바라보고 있다.

나가토모는 일본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갈라타사라이 SK,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등에서 유럽 무대 경험을 쌓았다. 국가대표팀에서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대표팀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나가토모는 2022 월드컵 이후 좀처럼 발탁되지 못했고, 지난해 3월부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플레잉코치'에 가까운 역할을 부탁하며 꾸준히 승선하고 있다.

나가토모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국내파로 이뤄진 어린 대표팀을 이끌었다. 1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차전(2-0 승리)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고, 사흘 뒤인 15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 대한민국과 3차전(1-0 승리)에는 벤치를 지켰으나 주장 자격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나가토모를 만났다. 나가토모는 "지금까지는 스스로 주장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임해 왔다. 그런데 막상 주장을 맡아보니 또 다른 종류의 압박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어린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잘 이끌지 못하면 주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했고, 대회 기간 동안 선수단이 하나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좋은 팀이 됐고, 이제는 헤어져야 한다는 게 아쉽다"고 진심을 전했다.

나가토모는 2026 월드컵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번 대회가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나가토모는 "4년 전 월드컵이 끝난 순간부터 '다음 월드컵에 반드시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기간이 길었지만 나는 나 자신을 믿었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번 대회에서 큰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느끼고 있다. 월드컵 우승 멤버가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개인 기량만 키우는 게 아닌 팀에 더 도움 되는 존재가 돼야 한다. 전술에만 기대서는 안된다. 결국 개인 역량이 그라운드에서 통하지 않으면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다. 도망치지 않고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목표가 있어도'어떻게 실현하지?' 하는 막연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 이후 머릿속에 내가 월드컵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고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이제 또 나만의 방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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