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앞둔 그가 강한 자신감과 함께 청사진을 제시했다.
- 울산은 9일 오후 7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 최근 김판곤 감독과 결별한 울산은 지난 5일 신태용 감독은 제13대 사령탑으로 앉혔다.


[SPORTALKOREA=울산] 이현민 기자=울산 HD 신태용 감독의 입담은 여전했다. 13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앞둔 그가 강한 자신감과 함께 청사진을 제시했다.
울산은 9일 오후 7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현재 24경기를 소화한 울산은 8승 7무 9패 승점 31점으로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 상대할 제주(승점29)는 9위로 울산이 패할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최근 김판곤 감독과 결별한 울산은 지난 5일 신태용 감독은 제13대 사령탑으로 앉혔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은퇴 후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친정인 성남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코리아컵 전신) 우승을 이끌었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2-0으로 누르고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아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최근까지 성남의 단장직을 수행하던 그가 울산의 러브콜을 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경기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는 "13년 만에 오니 생소하다. 올해는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 김판곤 감독님이 갑작스럽게 떠나시면서 울산의 제안을 받게 됐다. 우리 울산은 명문 구단 중 한 팀인데, 내가 와서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함께 해보자는 생각으로 취임하게 됐다.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 용맹스러운 호랑이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2012년 12월 1일 이후 4,634일 만에 K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그해 3월 16일 성남을 이끌고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았다. 이제 울산 수장이 되어 4,894일 만에 호랑이굴 방문이다.

하필 13년 만의 복귀전 상대는 성남 시절 스승이었던 김학범 감독이다. 둘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천안일화·성남일화에서 선수와 코치로 일곱 시즌 동안 인연을 맺었다. 지도자로 1승 1패로 호각세를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울산 감독 선임 후 김학범 감독님께 가장 먼저 전화를 드렸다. 잘 해야 한다고 조언과 힘을 실어 주셨다. 어젯밤 서울과 대구 경기를 숙소에서 봤다. 감독님은 호텔에서 보셨다. 이후 통화를 했고,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고 털어놓았다.
■ 아래는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13년 만에 오다보니 생소하다. 올해는 쉬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김판곤 감독님이 떠나시면서 울산의 제안을 받았다. 가서 잘할 수 있을까, K리그를 자주 본 것도 아니고. 성남 비상근 단장을 하면서 일주일에 2부 리그 경기를 한 번씩 봤다. 1부 리그 경기를 거의 보지 않았다. 우리 울산이 명문 구단 중 하나인데, 내가 와서 잘할 수 있을까, 부담감이 있어 조심스럽게 고민을 했다.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같이 하자는 제안이 왔다. 함께 해보자는 생각으로 취임하게 됐다.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 용맹스러운 호랑이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 차가 벌어져 우승을 힘들 것 같다. 현실적인 순위는?
냉정히 선수들에게 우승은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2, 3위까지 갈 수 있다. ACL에 나가는 게 목표다.
- 부임 후 선수들과 훈련을 해보니 어땠나?
훈련 목적보다 선수들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훈련보다 휴식에 중점을 뒀다. 감독 입장에서 모험수가 될 수 있겠지만, 훈련 시간을 줄이면서 훈련 때는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이빨을 보이라고. 축구가 아닌 사적인 이야기를 하라고 강조했다.
- 울산 선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 지쳐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다.
1부 리그는 못 봤지만, 울산이 클럽 월드컵에 갔을 때 경기를 봤다. 새벽과 밤에 세계적인 클럽 팀들의 축구 트렌드를 보면서 느꼈다. 개인적으로 월드컵과 ACL도 나가봤고, 타이트한 일정 속에 심리적 압박감을 잘 안다. 와서 울산이 지쳤다는 걸 느꼈다. 울산은 클럽 월드컵을 다녀오고 휴식이 없었다. 나이가 있는 선수들부터 경기 소화 테이터를 뽑았다. 김영권이 지난해부터 쉬지 못하고 5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특별 휴가를 줬다. 다음 수원FC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다. 주장부터 휴식을 취하고 리셋을 시켜야 한다. 클럽 월드컵 기간 이동 거리나 시차 등으로 선수들이 너무 지쳤다. 개인적인 생각은 선수들이 뼛속에 있는 액기스를 뽑아서 경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바람이 불기 전에 컨디션이 돌아와야 한다.
- 어떤 축구를 구사할 것인가?
내 축구는 포메이션이 없다시피 하는 축구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재미있는 축구로 현대 축구 흐름을 따라갈 것이다. 오늘 경기부터 나오면 좋겠지만, 안 될 수도 있다. 최대한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 코칭스태프 선임 배경이 있다면?
코칭스태프는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중간에 부임했기 때문에 한 명은 남겨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가교 역할을 원했다. 그것이 바로 박주영 코치다. 새롭게 합류한 친구들은 다 같이 생활을 해봤다. 내가 훈련 때 직접 휘슬을 분다. 코치들은 옆에서 서포터를 해준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내가 다한다. 가교 역할(코치들)을 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선임 배경이다.

- 그동안 대표팀을 지휘했다. 클럽은 매주 경기가 있는데?
내 성격상 힘든 부분이 많다. 대표팀이 맞는 것 같다(웃음). K리그1에서 성남 감독을 하고 이제 울산을 맡게 됐다.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긴장감 넘치는 부분을 준비하면서 훈련하고, 내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 대표팀에서 지도해본 선수가 울산에 많은데?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축구를 아는 친구가 많다. 이해 능력이나 신태용이 어떤 스타일로 축구를 하고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안다. 서슴없이 다가와서 분위기가 좋다. 구단에서 몇몇 분이 이런 분위기는 처음 본다고 말하더라. 아직 텐션이 50%밖에 안 올라왔다. 더 끌어올려야 한다. 선수들과 걱정 없다.
- 오늘 라인업에도 큰 변화가 있다. 기존과 다르다.
우리 포메이션은 3-4-3으로 나간다고 했다. 포백과 스리백을 가져 왔길래, 포백을 쓰면 또 트릭이라고 할까봐(웃음). 트로야크는 중앙. 최석현과 조현택은 양 사이드를 본다. 오늘 이겨야한다. 닥치고 공격을 할 것이다. 역시 신태용이다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해보겠다.
- 스승인 김학범 감독과 맞대결이다.
울산 감독 선임 후 가장 먼저 전화를 드렸다. 잘 해야 한다고 조언과 힘을 실어 주셨다. 어젯밤 서울과 대구 경기를 숙소에서 봤다. 감독님은 호텔에서 보셨다. 이후 통화를 했고,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
- 과거 K리그와 현재 K리그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프라가 많이 발전했다. 울산에 와서 클럽하우스와 강동구장을 보며 행복하다고 느꼈다. 내가 성남에서 뛸 때 전용경기장과 훈련장이 없어 힘들었다. 울산은 워낙 시설이 좋다. 13년 전보다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 울산은 K리그를 선보해야 한다. 부담음 없나?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선수들에게 축구를 즐기자고 말했다. 자꾸 힘이 들어가고 무리한 액션이 나오면 부상으로 이어진다. 제발 즐기면서 해라. 축구는 실수하는 거다.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라고 했다. 선수들과 공유하면서 즐기려고 한다. 내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한다.

사진=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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