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2회 연속 4강 진출의 성과를 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을 무기로 원팀으로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가장 어려움을 보여줬던 경기는 이탈리아와의 4강전이었다.

큰 성과를 낸 U-20 월드컵에서 느낀 한 가지 아쉬웠던 점 [최호영의 축구행정]

골닷컴
2023-06-15 오후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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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
  •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2회 연속 4강 진출의 성과를 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을 무기로 원팀으로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가장 어려움을 보여줬던 경기는 이탈리아와의 4강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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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2회 연속 4강 진출의 성과를 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먼저 축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경의를 표한다.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을 무기로 원팀으로 일궈낸 성과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라 할 수 있다.

13일 오전 금의환향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 성인 무대에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도전을 이어가게 된다. 또래와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프로 세계에서 진짜 승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릴 시기가 되었다.

대표팀의 성과는 많은 보도를 통해 나왔으니, 이번 칼럼에서는 대회를 지켜보며 느꼈던 아쉬운 점을 간단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축구 행정을 하며 해외 청소년들의 경기를 많이 접해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의 견해를 공유하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가장 어려움을 보여줬던 경기는 이탈리아와의 4강전이었다. 그랬던 이유는 단순히 기량의 차이보단 경기를 대하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의 자세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경기 내내 한국 선수들의 유니폼을 잡아 끌고 거세게 몸싸움을 걸어왔다. 이탈리아의 어찌 보면 지저분한 플레이에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결국 후반 막판 결승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언론에서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국 축구의 부족한 점이 보였다. 유럽 축구는 상대에게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는 것을 기본으로 발전해왔다. 이런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이 너무 심하다 보니, 비디오 판독 등 심판의 경기 운영과 판정을 도와주는 기술과 규정이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축구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어떻게든 한국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이를 통해 심리적으로 동요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주심의 반응을 보면서 경기를 노련하게 이끌어갔다.

이 부분에서 우리와 이탈리아의 차이가 났다. 축구는 신사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이 있고, 심판만으로는 부족하니 VAR 등 여러가지 보조 장치들도 생겨났다. 파울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더티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축구에서 경쟁은 어떤 형태로든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정신적, 체력적 부담을 느끼게 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게 핵심이다. 한국 축구는 유소년 시기부터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 국내 유청소년 경기를 보면 피지컬 경합이 강해지거나 치열해지면 심판이 경기를 끊고,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성인 무대로 올라와 K리그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인데, 경기가 너무 자주 끊어진다. 선수들은 상대가 조금만 거칠게 나오면 휘슬이 울리길 기대한다.

축구는 몸싸움이 기반이 되는 경기다. 과거 영국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피지컬을 강조한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어린 시절부터 영리하게 몸싸움을 활용하는 방법을 경험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이번 대회를 치른 김은중호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감독의 방향성을 100% 수행한 어린 재능들의 영리함과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발전하려면 대회에서 나타난 우리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파악해, 경기 파트에서 수정하고 지원 파트에서 행정적으로 뒷받침해야한다.

이탈리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막연히 더티 플레이로 치부한다면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 또 패할 수 있다. 상대는 왜 그렇게 축구를 했는지, 이유와 배경을 잘 파악해서 우리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땀과 눈물로 이뤄낸 성과에는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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