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임 감독에 대한 평가는 인터넷 상의 각종 과거 정보나 한 차례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직접 목격할 경기의 내용과 결과로 이루어진다. 국내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에 의문을 품었고, 무책임했던 소셜네트워크 사임 발표 행적을 꼬집었다. 다행히 클린스만 감독은 노련한 인터뷰 능력으로 한국 축구와 첫 만남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홍재민] 클린스만호, 초기 검증 1년의 여유

골닷컴
2023-03-10 오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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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
  • 대한민국 신임 감독에 대한 평가는 인터넷 상의 각종 과거 정보나 한 차례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직접 목격할 경기의 내용과 결과로 이루어진다.
  • 국내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에 의문을 품었고, 무책임했던 소셜네트워크 사임 발표 행적을 꼬집었다.
  • 다행히 클린스만 감독은 노련한 인터뷰 능력으로 한국 축구와 첫 만남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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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이 왔다. 큰 키, 여유 있는 표정, 유창한 영어, 질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 부담스러운 질문을 피하는 요령. 인생 내내 슈퍼스타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듯이 클린스만 신임 감독은 낯선 한국 취재진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말과 실천은 물론 다르다. 인터뷰 기술이 곧 지도 능력을 뜻하진 않는다. “축구 감독은 결과로서 평가받는 자리”라는 클린스만 감독 본인의 말 그대로다. 대한민국 신임 감독에 대한 평가는 인터넷 상의 각종 과거 정보나 한 차례의 기자회견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직접 목격할 경기의 내용과 결과로 이루어진다. 그런 면에서 한국 축구는 운이 좋다. AFC아시안컵까지 1년이나 남은 덕분이다.

최근 아시안컵 3개 대회는 월드컵으로부터 불과 7개월 후에 치러졌다. 한국은 세 차례 모두 월드컵 직후 선임된 감독 체제에서 출전했다. 신임 감독이 본인의 축구 철학을 팀에 이식하기엔 준비기간이 짧았다. 아시안컵 전까지 대표팀 소집이 있었지만, 이동과 경기를 제외한 훈련 시간은 새로운 축구가 자리 잡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아시안컵에서 불만스러운 결과가 나와도 감독에게 책임을 물기 어려웠다.

대표팀 감독

이번 아시안컵은 다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겨울로 밀렸다. 개최 장소 변경까지 겹쳐 2023년 아시안컵은 2024년 1월로 밀렸다. 2월 말에 선임이 결정된 클린스만 감독은 3월을 시작으로 6월, 9월, 10월, 11월까지 대표팀 소집을 다섯 차례 소화한다. 소집 외에 K리그도 한 시즌을 거의 온전히 관찰할 수 있다. 1년 준비해 출전하는 아시안컵이라면 그 결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선임 시점부터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서 여론이 부정적이었다. 지도자로서 월드컵 출전 2회라는 경력보다 바이에른뮌헨과 헤르타베를린에서 실패가 집중 조명되었다. 국내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에 의문을 품었고, 무책임했던 소셜네트워크 사임 발표 행적을 꼬집었다. 미하일 뮐러 기술위원장의 어설픈 기자회견 내용이 여론 악화를 부추겼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해당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도 날 선 여론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클린스만 감독은 노련한 인터뷰 능력으로 한국 축구와 첫 만남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월 셋째 주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감독으로서 데뷔한다. 월드컵 직후이기에 큰 폭의 변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새로운 코칭스태프는 한국 선수들의 데이터와 영상만 가졌을 뿐 직접 확인한 적이 없다. 카타르월드컵 중심의 명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번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평가전 2경기는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상견례라고 봐도 좋다. 클린스만 감독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다.

어느 감독이든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무작정 낙관하거나 사전 정보만으로 비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클린스만호를 평가할 시간은 1년이나 있다.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결과로 클린스만 감독의 수완을 평가해도 된다. 코치들의 재택 근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그때 가서 보면 된다. 만에 하나 대회의 내용과 결과가 최악으로 떨어져 클린스만호가 1년 만에 마감한다고 해도 축구판에서 감독 교체는 일상다반사다. 아시안컵으로부터 2026년 북중미월드컵까지 2년 반의 여유가 있다. 인선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다.

2023 아시안컵은 여러 모로 한국 축구에 중요하다. 지금껏 다양한 이유로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외교력이 바닥에 떨어진 지금, 아시안컵에서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한국 축구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진다. 좋은 성적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클린스만호를 제대로 평가할 기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짧은 준비 기간 덕분에 8강 탈락이란 부진에도 감독직을 위협받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르다. 이번 아시안컵의 결과가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글, 그림, 표 =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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