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입대 후 ‘커리어 하이’ 정치인...“오현규와 조규성이 왜 발전했는지 알 것 같아”

[골닷컴, 김천] 이정빈 기자 = 김천상무에 입대한 정치인이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이자 김천 구단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주로 후반 ‘조커’로 활약했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록을 작성했다.

정치인은 23일 오후 4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 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정치인의 활약 속 김천은 안양을 4-1로 격파하고 무승 부진을 끊었다.

정치인은 전반 21분 강현무 골키퍼의 패스를 받아 첫 골을 넣은 뒤, 전반 30분 윤종규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멀티골을 달성했다. 후반 19분 안양 진영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후 문전 앞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트트릭으로 연결했다.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된 정치인은 “해트트릭하게 돼 뜻깊다. 구단 첫 기록이라고 하는 데 이를 발판삼아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김천은 직전 3경기에서 무득점으로 극심한 골가뭄을 겪었다. 더군다나 주포인 조영욱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정정용 감독은 조영욱의 자리를 메울 방안을 찾아야 했다. 경기 전 득점 문제로 고심했던 정정용 감독은 정치인의 해트트릭 후 한결 가벼워진 표정이었다.

정정용 감독의 해결사로 등장한 정치인은 “교체로만 들어가다가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 경기 전에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하셔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했다”라며 “김천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끼리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고, 하고 싶은 축구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정정용 감독 부임은 정치인에게 큰 영향을 줬다. 주로 교체 카드로 나서고 있지만, 짧은 시간 속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정치인은 “감독님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많이 요구하셨다. 처음 면담했을 때 선발이 아니어도 조커로서 활약할 수 있다고 동기부여를 주셨다. 그래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라고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대구FC에서 선수 생활을 지낸 정치인은 K리그1 무대에서 53경기 동안 2골 1도움에 그쳤다. 돌격대장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지만,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이 아쉬웠다. 김천 입대 후 정치인은 이번 시즌에만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치인은 “입대하기 전부터 김천에서 성장하길 바랐다. 김천엔 외국인 선수도 없고,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고 더 발전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김천은 부대 시설도 좋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좋다. 오현규, 조규성 선수가 왜 그렇게 발전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지금 5골 2도움인데 그래도 10골은 넣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인은 입대 후 대구의 최원권 감독과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역일이 많이 남아 경기와 관련한 부분이 아닌,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치인은 “전역일이 296일 남아 아직 구단에서 체크하고 있는 건 없다. 그냥 감독님이랑 한 번씩 연락하고 있고 선수들이랑도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라며 “최원권 감독님과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저번에 부대 쪽으로 오셔서 한번 보자고 하셨는데, 제가 못 나온다고 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