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에서 지난 두 시즌 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공격수 임상협(35)이 FC서울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 지난 2년 동안 포항 스틸러스에서 맹활약하며 30대 전성기를 맞은 임상협은 2021, 2022시즌 각각 36경기에서 11골과 8골을 넣었다.
- 새로운 환경에 와서 서울이란 명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골닷컴, 가고시마] 김형중 기자 = K리그에서 지난 두 시즌 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공격수 임상협(35)이 FC서울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 그를 만나 새 팀 적응과 시즌 준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년 동안 포항 스틸러스에서 맹활약하며 30대 전성기를 맞은 임상협은 2021, 2022시즌 각각 36경기에서 11골과 8골을 넣었다. 전 소속팀 수원삼성에서 3시즌 간 2골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새로운 축구 인생을 꽃 피웠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또 다른 도전 앞에 섰다. 비슷한 듯 다른 '검정색과 빨간색의 유니폼'을 바꿔 입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가고시마에서 만난 임상협은 "포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인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와서 서울이란 명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른이 넘어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절박함을 꼽았다. 그는 "절박함이 있었다. 수원에서 많은 경기를 못 뛰고 포항에 왔지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하루하루 임했다. 그런 절박함이 절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했다"라며 "서울에서도 절박함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포항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고 김기동 감독과의 호흡도 좋았다. 때문에 서울로 이적 소식에 놀라워 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는 "원래 플러스 1년 조항을 제가 가지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제가 포항과 협상을 안 한 것으로 아시는데, 포항이 저를 진짜 원한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라며 "그렇게 팀을 찾게 되었고 많은 팀의 오퍼가 있었지만 감독님이 저를 제일 잘 아시는 서울을 선택했다. 그리고 FC서울이지 않나. 이 팀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라며 이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또 "안익수 감독님 전화를 받았다. 어떤 상황이고 제 생각은 어떤지 물으셨다. 감독님께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마음을 결정했다. 그리고 서울이란 팀에서 언젠가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여러가지 상황이 잘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항과의 인연도 잘 마무리하고 나왔다. 임상협은 "김기동 감독님께서 가서도 잘 하라고 해주셨고, 연락 자주 하면서 지내자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포항을 만나면 어떤 느낌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일단 유니폼이 비슷해서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포항 원정 가면 편안할 것 같다. 워낙 다 아는 선수들이고, 포항에서 좋게 마무리하고 나왔기 때문에 할머니 댁 가는 느낌이 들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지금까지 상무 포함 6개 팀에 몸담은 바 있다. 서울이 7번째 팀이다. 하지만 유독 서울에는 친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서울에 친한 선수가 많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잘 알았던 (고)요한이와는 친했다. 요한이가 전지훈련에 늦게 합류해서 조금 외로웠다. (권)완규도 포항에서 같이 해서 워낙 친했다. 이번에 새로 친해진 선수는 성남에서 온 (박)수일이다.

박수일 이야기 나오니 서울에서 준비했던 오피셜 영상이 생각났다. 주변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뭐냐고 물어본다. GS편의점에서 찍는 오피셜이었는데 놀림을 좀 받았다"라고 밝혔다. 임상협은 놀림을 받았지만, 그의 로봇 같은 연기에 팬들은 크게 즐거워했다. 그에게도 이런 오피셜은 처음이었는데 "저와 박수일, 이시영 선수 오피셜이 처음 나왔고, 다음 선수들은 멋있더라. 권완규, 윌리안 선수는 주유소, 황의조 선수는 자이 아파트(에서 멋있게 찍었다). 우리만 좀 웃겼다"라며 크게 웃었다.
서울로 이적했으니 이제 '익수볼'에 적응해야 한다. 아직 짧게 경험해봤지만 좋은 축구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한다. 임상협은 "안익수 감독님이 서울에 오시고 포항이 서울을 한번도 못 이겼다. 김기동 감독님도 이기고 싶어 하셨는데 잘 안됐다. 서울이 워낙 좋은 선수들도 많고 퀄리티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 도전자라고 생각한다. 아직 팀 목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파이널A에 오르고 AFC챔피언스리그에 나가야 한다. 서울은 항상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쉽지 않은 축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는 "어렵다. 확실히 기존 선수들은 많이 인지하고 있는데 새로 온 선수들은 아직 미흡하다. 동계훈련 통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워낙 상황에 따라 포지셔닝을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고 한다. 그는 "축구적인 얘기는 (기)성용이와 많이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보고, 성용이도 포항 축구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그런데 축구에는 정답이 없다. 감독님도 항상 '감독이 큰 틀은 주지만, 그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건 선수들'이라고 말씀하신다.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면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한다"라며 준비 상황을 전했다.
과거 부산 시절 경험했던 안익수 감독 축구와는 많이 달라졌다. 임상협은 "그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지금 서울 축구가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고, 감독님께서는 FC서울이 FC서울다운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K리그를 이끌어나갈 선진 축구를 해야 하고 선진 시스템을 주도해야 한다고 많이 말씀하신다. 저도 이런 색깔 있는 축구가 좋다. 포항에 있을 때부터 서울과 경기 하면 힘들어서 좋은 축구라고 생각했는데 어렵긴 하다. 머리도 많이 써야 하고, 아직 100% 역량을 발휘하진 못하지만 조금씩 계속 배우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