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한국시각) 유벤투스는 사미 오페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H조 4차전 하이파 원정 경기에서 아칠리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0-2 덜미를 잡혔다.
- 지난 3라운드 하이파전 승리로 16강 진출 불씨를 살렸지만, 이번 경기 패배로 16강 진출도 물거품 됐다.
- 그룹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축구는 11명의 몫이다. 누구 한 명에게 잘못을 씌우면 안 된다"
최악이다. 유벤투스가 마카비 하이파에게 덜미를 잡혔다. 0-2 패배다. 12일 오전(한국시각) 유벤투스는 사미 오페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H조 4차전' 하이파 원정 경기에서 아칠리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0-2 덜미를 잡혔다. 지난 3라운드 하이파전 승리로 16강 진출 불씨를 살렸지만, 이번 경기 패배로 16강 진출도 물거품 됐다.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PSG나 벤피카가 미끄러져야 한다.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행보를 보면 조 3위도 불안하다. 유벤투스의 남은 상대는 벤피카와 PSG다. 참고로 앞선 두 경기에서 유벤투스는 두 팀에 2패를 당했다. 그나마 하이파를 이겼다면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알레그리 감독 거취 문제가 다시금 거론됐다. 주말 밀란전에서도 0-2로 패했던 유벤투스는 하이파전을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굴욕적인(?) 패배에도, 유벤투스의 아넬리 회장은 침착했다. 본 매체(골닷컴) '글로벌 에디션'에 따르면 아넬리 회장은 "감독만의 잘못은 아니다. 적어도 이번 시즌 끝까지 알레그리는 유벤투스에 남을 것이다.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 화가 난다. 그러나 축구는 11명이 함께 한다. 11명이 패하고, 11명이 이긴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서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단 한 명의 문제로 볼 수 없다. 그룹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는 수치심을 느낀다. 그래서 팬들에게 사과를 건네고 싶다. 지금 일어난 일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알레그리 감독은 한때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하나였다. 재미는 없다. 대신 결과는 보장됐다. 이전만 해도 수세에 몰릴 때면 위기 대처 능력으로 재미를 주기도 했다. 지금은 아니다. 재미도 없는데, 결과도 안 좋다. 몬차에 세리에A 첫 승을 내주더니, 하이파에게도 역사적인 밤을 선물했다. 이날 패배로 유벤투스는 2002/03시즌 이후 무려 20년 만에 하이파의 UEFA 챔피언스리그 첫 승 제물이 됐다.
가뜩이나 알레그리 감독에 대한 불신이 지배적인 가운데, 최악의 결과물까지 가져왔다. 입지도 말이 아니다. 팬들은 경질을 외치지만, 구단 생각은 또 다르다. 막대한 위약금도 고려해야 한다. 투헬이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유벤투스 사령탑은 예로부터 '이탈리아 출신'만 강조했다.
한편, 유벤투스전 승리로 하이파는 무려 20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승점 3점을 따냈다. 마지막 승리는 2002/03시즌이었다. 해당 시즌 하이파는 바이엘 레버쿠젠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림피아코스와 조별 예선 1라운드 F조에 이름을 올렸다. 5라운드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하이파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리그 승리였다.
다만, 당시 하이파는 레버쿠젠에 승점 2점 밀려 조 3위를 기록해 UEFA컵(구 UEFA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맨유전 쐐기골의 주인공은 야쿠부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나이지리아 대표팀 공격수로 나섰던 그 선수다. 해당 경기 맨유 선발 라인업에는 개리 네빌과 리오 퍼디낸드 그리고 스콜스와 솔샤르가 있었다.
사진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