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K리그 무대를 밟았던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제이미 큐레튼(K리그 등록명: 제이미)이 부산 아이콘스(現부산 아이파크)에서받았던급여를 밀반입했던 충격적인 일화를 뒤늦게 고백했다.
- 제이미는23일(한국시간) 영국매체 브리스톨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2003년 부산시절을 회상하며 그간 숨겨왔던 비화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 아이가 둘 있었고 정착은 했지만 개인적으로 행복하지 않았다며 마침 시즌이 끝났고 레딩과의 계약도 만료되어 모든 걸 다 놓고 떠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과거 K리그 무대를 밟았던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제이미 큐레튼(K리그 등록명: 제이미)이 부산 아이콘스(現부산 아이파크)에서받았던급여를 밀반입했던 충격적인 일화를 뒤늦게 고백했다.
제이미는23일(한국시간) 영국매체 '브리스톨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2003년 부산시절을 회상하며 그간 숨겨왔던 비화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제이미는 노리치 시티 FC, 브리스톨 로버스 FC, 레딩 FC 등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003년 부산으로 이적하며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의조건은2년 간계약금 및 연봉 포함해총액 35만 달러(약 4억 7,540만 원) 수준.
하지만 K리그 적응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21경기출전해 4골 1도움에 그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한 시즌 만에 부산을 떠나 퀸즈 파크 레인저스 FC(QPR)로 이적하며 곧장 잉글랜드 무대로 복귀했다.
이후 한국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던 제이미이지만, 놀랍게도 그는 51세가 된 현재까지도 축구화를 벗지 않고 현역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잉글랜드 10부 리그 격인 지역 하부리그 홀랜드 FC로 이적해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백전노장이 된 제이미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21년 전 갑작스럽게 부산행을 택했던 진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당시 연인와 헤어졌을 때였다. 아이가 둘 있었고 정착은 했지만 개인적으로 행복하지 않았다"며 "마침 시즌이 끝났고 레딩과의 계약도 만료되어 모든 걸 다 놓고 떠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레딩에 남고 싶었지만 시즌 막판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브리스톨 시티 FC를 포함해 여러 구단에서 제의가 왔지만, 그쪽으로 가면 팬들의 반발이 뻔해 거절했다"며 "그때 에이전트가 미국과 한국 쪽 옵션을 알려줬고, 두 곳을 모두 방문해 경기도 보고 훈련도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제이미는 "영국으로 돌아오니 두 곳 모두에서 계약을 제시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일 등으로 마음이 너무 복잡했고, 가끔 멍청하고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곤 하는 나는 그냥 영국에서 아주 멀리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그래서 낯선 한국을 택했다. 돈도 좋았지만,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꿀 만큼 천문학적인 금액은 아니었다. 그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내린 충동적인 결정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도피처로 택한 한국 생활은 고독했다. 그는 "짧은 시간 동안 그곳에 있으면서 축구가 미친 듯이 그리웠고, 영국에 두고 온 내 아이들과 가족이 눈물 나게 보고 싶었다. 그저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결국 6개월 만인 12월에 시즌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으로 돌아와 에이전트에게 계약이 1년 남았지만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 거긴 나한테 좋은 곳이 아니'라고 선언했고 극적으로 QPR로 이적했다"며 "물론 한국 자체는 아름다웠고 아시아를 사랑하지만, 내 멘탈이나 축구 스타일 측면에서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한국을 떠날 당시 벌인 현금밀수 행각이다. 제이미는 부산 구단으로부터 받은 4만 파운드(약 7,187만 원)가량의 급여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영국에 반입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돈 사건은 꽤 골 때렸다. 구단에서 100달러(약 13만 원)짜리 현찰 뭉치로 급여를 줬는데, 은행을 통해 송금하면 세금을 내야 해서 이를 피하고 싶었다. 어차피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일도 없다는 걸 알았기에, 아버지와 나는 그 현찰 뭉치를 팬티 안에 꾸역꾸역 쑤셔 넣고 비행기에 올라탔다"고 밝혔다.
이어 "그걸 속옷에 숨겨 밀수해 온 과정 자체는 한 편의 코미디였다. 장장 13시간의 비행이었는데 심장 졸이며 어떻게든 세관을 무사히 통과했고 그걸로 완전 범죄였다. 돌아보면 정말 어이없는 촌극"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목숨 걸고 가져 온 돈의 결말은 몹시 허무했다. 제이미는 "들여와서도 멍청하게 굴었다. 자금 추적을 피하려다 보니 영국 은행에 넣을 수도 없어서 매번 길거리 환전소를 전전하며 야금야금 파운드로 바꿔야 했다"며 "환전해도 어디 투자하거나 저축하지 못하고 그냥 사치품에 써버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냥 공항 바닥에 던져놓고 불태워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생활비로 탕진하는 것 외에는 긍정적인 곳에 쓸 수조차 없었으니까. '이 현찰 다발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 반지나 고급 시계 같은 쓸데없는 사치품을 무작정 사들였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사진=제이미 큐레튼 SNS, 게티이미지코리아,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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