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 사우디는 22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C조 예선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역전승했다.
- 이번 대회 지금까지 아시아 팀은 남미와 유럽 팀에게 꼼짝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골닷컴, 카타르 루사일] 김형중 기자 =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사우디는 22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C조 예선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역전승했다. 사우디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전 기세 좋게 연속골을 뽑아내며 돌풍의 주인공이 되었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이기 때문에 사우디가 안방에서 하는 것과 같은 홈 어드밴테이지를 가질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상대가 아르헨티나였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우승 후보 전력이었기 때문에 사우디의 승리를 예측하는 이는 드물었다. 더욱이 전반 초반 메시가 선제골을 넣은 후 아르헨티나의 낙승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사우디는 보란듯이 경기를 뒤집었다. 자국 리그 알 힐랄 소속 선수들이 선발 명단 중 9명이나 포함되며 끈끈한 조직력으로 후반 초반 두 골을 잡아냈다. 리드를 잡은 후에도 크게 물러서지 않고 맞불을 놓으며 끝까지 승리를 지켜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51위의 사우디가 3위 아르헨티나를 꺾으며 강력한 모래 바람을 일으켰다.
사우디의 이번 승리는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지금까지 아시아 팀은 남미와 유럽 팀에게 꼼짝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개막전을 치른 개최국 카타르는 에콰도르를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패했다. 이어 아시아 최강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이란은 잉글랜드를 만나 2-6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중동 팀들은 내심 최고 성적을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세계 수준과 격차가 여전히 컸다.
다행히 사우디가 자존심을 지켰다. 대회 초반 아시아 팀 중 중동 3팀이 경기를 치렀고, 1승 2패의 성적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23일 오전 4시에는 호주가 프랑스에 1-4로 대패했다. 결국 사우디 외엔 모두 졸전 끝에 패했다. 사우디가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인지 알 수 있다.
이젠 동아시아 차례다. 먼저 23일 밤 E조의 일본이 독일을 상대한다. 그리고 24일 밤 한국이 우루과이를 만난다. 사우디가 보여준 저력을 동아시아 최강 한국과 일본도 보여줄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분명 유럽과 남미 강호가 앞서 있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것 또한 월드컵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