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가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지만, 김기동(50)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 최근 흐름이 좋았지만, 베테랑 듀오 신광훈(35)과 신진호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기 때문.
- 김 감독은 신진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들 김준호(19)를 올 시즌 처음 선발로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가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지만, 김기동(50)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신진호(34)가 빠질 때마다 여전히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게 이유다.
포항은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90분 동안 볼 점유율 70%를 유지할 정도로 경기를 주도하고도 끝내 득점을 터뜨리지 못한 가운데, 후반 16분에 내준 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로써 포항은 3경기 무패행진이 마감되면서 상승세 흐름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동시에 이번 시즌 수원FC와 맞대결 전적에서 1승 2패로 열세에 놓였다. 순위는 3위(13승9무8패·승점 48)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날 포항은 경기 전부터 우려를 떠안았다. 최근 흐름이 좋았지만, '베테랑 듀오' 신광훈(35)과 신진호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기 때문. 특히 '주장'이자 시즌 내내 중원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온 신진호의 부재가 컸다.
김 감독은 신진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들' 김준호(19)를 올 시즌 처음 선발로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 감독은 "어떤 조합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전반전은 준호와 이승모(24) 조합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어린 선수라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 나이대 할 수 있는 축구가 있다. 노련하게 기술 있게 경기 운영을 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에 많이 뛰면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때 김준호 카드는 실패에 가까웠다. 그는 포백을 보호하면서 빌드업에 관여하는 등 최대한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2%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전개하는 과정에 있어서 연결고리 역할 수행이 아쉬웠다. 이에 2선에 위치한 고영준(21)이 하프라인 밑까지 내려와 직접 볼을 운반하면서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포항은 전반 45분 동안 80%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져가고도 슈팅 5회에 그치며 득점을 뽑지 못했다. 결국 김준호는 하프타임 때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해줬다.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데, 아직은 베테랑 선수들이 더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어린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서 베테랑들을 넘어섰으면 한다"며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김 감독의 말대로 포항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베테랑 선수들 대체다. 이번 시즌만 놓고 봐도 포항은 신진호가 빠진 5경기에서 단 1승(1무3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그가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력의 차이가 크다는 뜻인데, 반대로 그 누구도 대체할 수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신진호의 나이를 고려하면 문제 해결은 시급하다. 여전히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마다 제기량을 발휘하며 활약해주고는 있지만, 왕성한 활동량이 요구되는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 특성상 이제는 시즌을 풀로 소화하기엔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감독도 "'언제까지 베테랑 선수들의 보호 속에서 경기할 거냐, 베테랑 선수들을 뛰어넘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어린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한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