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페루에 패하면서 첫 승에 또 실패했다.
- 클린스만호는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6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전반 11분 브라이언 레이나(알리안사 리마)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뒤 반격에 나섰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하며 0-1로 패했다.
- 클린스만호는 경험이 부족한 데다, 손발이 맞지 않았던 탓에 스스로 무너졌다.

[골닷컴, 부산] 강동훈 기자 =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핵심들이 잇따라 빠지자 '휘청'이며 무너졌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페루에 패하면서 첫 승에 또 실패했다.
클린스만호는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6월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전반 11분 브라이언 레이나(알리안사 리마)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뒤 반격에 나섰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하며 0-1로 패했다.
이번 페루전은 실질적인 '클린스만호 1기'의 첫 경기였다. 앞서 3월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직접 선수를 관찰한 시간이 부족했던 데다, 16강 진출 성과를 기념하고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멤버를 그대로 발탁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달 소집명단은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국내·외를 오가며 꾸준하게 선수들을 점검했고,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오스트리아) 수석코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들과 논의하면서 선발했다. 그 결과 새로운 선수들이 여럿 발탁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친선경기를 통해 새로 발탁한 선수들은 점검하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임했다. 동시에 부임 후 첫 승에 도전한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소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나폴리)가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는 탓에 제외됐다. 그와 함께 꾸준하게 센터백 듀오로 합을 맞춘 김영권(울산현대)과 중원에서 오래 활약한 정우영(알사드)은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했다.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주축들이 연이어 이탈한 가운데 공격의 핵심 손흥민마저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말 영국에서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고 귀국해 당장 무리해서 뛸 수 없어 벤치에서 출발했다.
자연스레 핵심들이 잇따라 빠진 만큼 걱정과 우려가 잇따라 나왔는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클린스만호는 경험이 부족한 데다, 손발이 맞지 않았던 탓에 스스로 무너졌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조직력이 탄탄한 페루와 눈에 띄게 비교될 정도였다.
특히 이기제(수원삼성)와 정승현(울산현대) 등은 태극마크를 달았던 적은 있으나 A매치 출전 경험이 많지 않았고, 안현범(제주유나이티드)은 데뷔전이었던 터라 초반부터 수비라인에서 급격하게 흔들렸다. 홀딩 미드필더로 나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원두재(김천상무) 역시도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무려 2년 만에 A매치였던 만큼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불안함을 노출하더니 선제 실점을 헌납하며 리드를 내줬다. 전반 11분 파올로 게레로(라싱 클루브)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패스를 연결했고, 레이나가 완벽한 오픈 찬스를 맞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제어해주는 손흥민의 부재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강인(마요르카)과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이 2선에서 분투했으나 끝내 남은 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했고, 결국 0-1로 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페루전을 통해 다양한 숙제를 떠안았다. 당장 나흘 뒤에 열리는 엘살바도르전까지 급선무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단연 수비라인에서의 불안함이다. 또 공격에서도 잘 풀리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도 시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