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스트 벤투 시대를 맞는 가운데,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걱정하고 있다.
-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두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다수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 결국 최종 선택을 내려야 하는 KFA가 책임감을 가지고 고심을 거듭해서 제대로 된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하는 게 정말 중요해졌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스트 벤투' 시대를 맞는 가운데,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걱정하고 있다. 그 말인즉슨 대한축구협회(KFA)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을 두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다수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앞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3일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과 4년 4개월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지난 9월 최종예선이 끝난 뒤 재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렬되면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이별하게 됐다.
이제 관심사는 차기 사령탑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 우선 KFA는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열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달 안에 선임 기준을 확정하고 1차 후보군을 추린 후, 내년 1월에는 최종 후보군을 선정함과 동시에 후보자에 대한 직접 면접을 통해 역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어 2월에는 우선 협상 대상 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개별 협상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감독을 선임할 방침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KFA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못 미더운 반응이다. 후보군을 추리기도 전에 일부 국내파 감독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미 신뢰를 잃은 게 이유다. 구체적인 기준을 두고 투명한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지난 4년 동안 벤투 감독이 잘 다져놓은 '선진 축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지도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팬들 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후임 감독 선임을 두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실제 이재성(30·마인츠)은 "감독님이 떠나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벌써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비관적인 분위기도 있다. 선수들도 걱정하고 있다"며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들리는 소식만 전해 듣는데 걱정이 된다. 감독님을 너무 쉽게 선택하지 않도록,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고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결국 최종 선택을 내려야 하는 KFA가 책임감을 가지고 고심을 거듭해서 제대로 된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하는 게 정말 중요해졌다. 특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한 단계 발전하면서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만큼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것을 넘어 더 높은 목표로 이끌 수 있는, 또한 4년간 이어온 것을 그대로 이어 나가면서 동시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알맞은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새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계약 기간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 역시 조건에 포함되어야 한다. 벤투 감독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 차기 감독에게는 4년 뒤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까지 장기적으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중도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신뢰하지 못하고 경질하는 일은 없도록 '장기적 관점의 사령탑 선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