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이영표(45)·이동국(43) 부회장과 조원희(39) 사회공헌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논란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했다.
- 특히 지난 2011년 프로축구 K리그를 위기에 빠뜨린 승부조작 가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 이영표(45)·이동국(43) 부회장과 조원희(39) 사회공헌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논란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주 대한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동국 부회장도 같은 날 SNS를 통해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올해 2월 대한축구협회의 제의로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으로서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 전적으로 저의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원희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해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물러나고자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했다. 발표와 함께 축구계는 발칵 뒤집히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2011년 프로축구 K리그를 위기에 빠뜨린 승부조작 가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여기다 말같지도 않은 억지스러운 이유로 사면 조치를 내렸다며 비판의 강도는 강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역풍이 불자 사흘 만에 다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재심의에 나서면서 결정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정몽규(61) 대한축구협회장은 "결과적으로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이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따로 질의응답 시간을 일절 갖지도 않으면서 소통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태로 대한축구협회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고, 바닥 밑까지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팬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았고, 계속해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선수 출신인 이영표·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가장 먼저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