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가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클럽 월드컵에 출격한다.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열리는 클럽 대항전으로 이번 대회부터 확대·개편을 통해 4년에 한 번씩 32팀이 참가해 챔피언을 가린다.
-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미국 동/서부에서 개최된다.


[SPORTALKOREA=미국(샬럿)] 이현민 기자=울산 HD가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클럽 월드컵에 출격한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열리는 클럽 대항전으로 이번 대회부터 확대·개편을 통해 4년에 한 번씩 32팀이 참가해 챔피언을 가린다.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미국 동/서부에서 개최된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랭킹에서 81점으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115점)에 이어 아시아 2위를 차지하며 이번 클럽 월드컵에 나선다.
아시아에서는 울산과 더불어 알 힐랄(사우디), 알 아인(아랍에미리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 등 총 네 팀이 출전한다.
울산은 2012(일본)와 2020(카타르) 클럽 월드컵에 출격해 모두 6위의 성적을 거뒀다. 2025 대회까지 세 번째 출전이다.
울산은 6월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조별리그 1차전에 임한다. 이어 플루미넨시(브라질)와 22일 오전 7시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치른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마지막 3차전은 26일 오전 4시 신시내티에 위치한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울산의 수장 김판곤 감독은 "세계적인 클럽과 겨루며 구단의 경쟁력과 팬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울산 HD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울산은 지난 6일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미국 샬럿에 도착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지난 10일에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인 샬럿FC와 스파링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제 모든 포커스는 18일 마멜로디전에 맞춰져 있다.
현장에서 마주한 김판곤 감독은 "솔직히 마멜로디는 우리보다 전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남아공 대표팀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선수들에게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도 그렇고 실수 한 번으로 뒤집어 진 적이 있다. 우리 축구를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지만, 큰 대회인 만큼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 레전드로, 지난 시즌 지휘봉을 잡았을 때 동기부여 중 하나로 바로 이 클럽 월드컵을 꼽았다. 그의 바람과 목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김판곤 감독은 "처음에 울산이라는 팀과 이야기할 때 '클럽 월드컵과 ACLE에 간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동기부여였다. 클럽 월드컵은 다른 누구도 갖지 못하는 기회다. 얻어맞든 뭐가 됐든 K리그에서 4년 뒤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책임감과 부담감도 들지만, 좋은 결과를 남겨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 아래는 김판곤 감독과 샬럿 현지에서 일문일답.
- 홍콩에 갔다가 미국에 들어오기 전에 컨디션 난조가 있었다고 들었다.
공항에서 오한을 안고 비행기를 타고 밤새 넘어왔다. 하루 종일 아팠다. 다행히 미국에 도착해서 잘 회복했다.
- 조별리그 첫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 쓰는 포메이션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공격하는 게임 모델이 크게 바뀐 건 아니다. 수비수가 한 명 더 들어(Back-3)가고 그런 강점을 활용해 게임 모델 리뷰를 하고 연습경기도 한 번했다. 나쁘지 않았다. 훈련과 경기에서 나왔던 걸 수정했다. 이 플랜을 갖고 자체 경기를 통해 점검하겠다. 80% 정도 왔다고 보면 된다.

- 모든 대회는 첫 경기 중요하다. 폰세카 코치가 현장에서 마멜로디를 확인했다고 들었다.
내 경험 상으로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감독을 할 때 요르단과 맞붙은 적이 있다. 랭킹이나 상대를 분석하면서 딱 그 수준이라 생각해 막 가보자고 한 적이 있다. 그렇게 대응하고 준비를 했는데, 경기 날에 워밍엄을 하다가 보니까 상대를 잘못 생각했었다. 상대 선수들이 크고 속도도 너무 빠르더라. 그때 이미 늦었지 뭐. 그날 우리가 엄청나게 맞았다. 실제로 가서 보고해야 속도가 보이고 눈에 들어온다. 비디오와 랭킹만으로는 굉장히 큰 실수다. 내가 고집해서 마멜로디를 보기 위해 폰세카를 이집트까지 보냈다. 확실히 빠르고 힘이 있더라. 팀 조직력고 좋다고 하더라. 대신에 기술이 우리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다고. 자기가 볼 때 해볼만하다는 보고들 받았다. 비디오 분석도 하고 풀 경기도 보고 리그 경기도 봤다. 폰세카가 준결승과 결승가지 보고왔다. 분석해보니 예상보다 더 좋더라. 포르투갈 감독인데 전술적으로 좋다. 울산 감독인 내가 그 팀과 비긴다고 할 수 없지 않나. 장수가 전쟁터에 가서 목이 날아가더라도 붙어봐야 하지 않겠나. 내가 이정효 감독(광주FC)처럼 우승한다는 말은 못해도 16강에 갈 수 있다고 그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는 아시아 대표로 나선다. 제일 약하다고 할 수 없다. 마멜로디한테 진다고 하겠나. 우리 코치들과 이야기를 했다. 감독이 매가리 없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 마멜로디는 선발에 7~8명, 사실상 남아공 대표팀이라고 들었다.
대부분 나라가 한 팀이 몰아넣더라. 남아공도 그런 것 같다. 솔직히 우리보다 전력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들에게 해보자고 했다.
- 스타일 상 기술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가운데에서 실수하는 그런 장면이 나와서는 안 된다. 광주도 ACLE에 가서 배포 있게 잘했는데, 실수로 크게 한 번 뒤집어 졌다. 우리 축구는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 폴란드 수비수 트로야크가 합류했다. 국내가 아닌 클럽 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이는데?
소개를 받을 때도 몇 선수가 있었다. 원래 이 선수보다 강화부 쪽에서 186cm를 추전 받았다. (김)영권이처럼 발이 좋다. 첫 번째 추천 받았던 선수는 대표 선수고 국제 경험도 많더라. 그리고 트로야크가 두 번째였다. 크지만 성큼성큼 속도가 좋다. 발도 있다. 나는 오히려 얘(186cm)보다 큰 선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데려왔다. 일단 성품이 좋다. 한국말을 배워서 우리 선수들한테 '나는 트로야크입니다'라고 인사말도 하고, 열심히 한다. 성실하고, 겸손하다. 훈련을 며칠 해봤는데 발이 좋다. 중앙 수비수는 전방으로 딱 나아가는 패스가 있어야 한다. 영권이 외에는 잘 못한다. 우리 스리백 중간에 넣었다. 적응을 잘했다.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에 리스크 있다. 한 경기를 했다. 그래도 뭐 구단이 최대한 작업을 빨리, 메디컬 체크를 하면서 프로세스 했다. 합류도 빨라졌고, 며칠 동안 훈련을 같이 잘했다. 리스크는 있지만, 기대된다.
- 클럽 월드컵 중계사인 DAZN에서 울산을 32위,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이 31위로 예상을 했는데?
그건 받아 들여야 한다. 냉정하게 평가한다. 32등이라고 해서 32등을 하는 게 아니다. K리그에서 꼴찌가 1위를 잡기도 한다. 광주가 ACLE에서 선전했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클럽 월드컵은 끝이 아니다. 코리아컵·K리그·ACLE도 있다. 적어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감을 갖고 그렇게 팬들에게 결과까지 드리면 더할 나위 없다. 내가 생각해도 우리가 전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또 약하다고 할 수 없지 않나. 선수들에게 '너희들 충분히 16강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로 32년 만에 미국 월드컵이 열린다. 날씨가 상당히 무덥다. 변수는 체력이 될 것 같다. 과거 독일에 2대3로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올랜도는 덥다. 체력 변수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큰 이점을 가졌다고 보지 않는다. 조금은 걱정을 하고 있다. 상대 팀(마멜로티) 평균 연령도 20대 초반이더라. 낮 경기인데, 잘 극복해야 한다.
- 유럽은 시즌을 마치고 출전한다. 우리는 시즌 중이다. 유리할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
유럽 팀들이 시즌 후 휴가를 다녀온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프레시하지 않겠지만, 상대가 체력이 없을 것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1, 2차전이 끝나고 3차전을 고민하고 있다. 변수도 조금 있다.
- 외신에서 이번 대회가 아시아 팀들에 의미 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봐야 알겠지만, 유럽 팀들이 얼마나 비중을 두고 대회를 임하는지 태도나 경기를 봐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불리한 건 아니다. 한창 시즌 중이다. 체력적으로 나쁘지 않고 경기력 적으로 좋다고 본다. 오프시즌을 한참 보내다가 오면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왔기 때문에 유럽이 불리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좋은 기회다. 훌륭한 팀과 경쟁해볼 수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다. 경쟁하고 나서 결과까지 나온다면 최상이다.
- 조별리그에서 1승을 하면 200만 달러(27억 원)를 받는다. 상금이 동기부여가 될 텐데?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동기부여를 준 것 같다. 상금이 동기부여라고 해서 극복해 이길 것 같지는 않다.

- 지도자 김판곤 도장 깨기가 진행 중이다. FIFA 주관 대회에 32개 팀이 나오는 클럽 대항전이다. 지도자 커리어에서 의미 있을 것 같다.
일전에 언급을 했지만, 처음에 울산이라는 팀과 이야기할 때 '클럽 월드컵과 ACLE에 간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동기부여였다. 막상 리그를 치르면서 베스트를 못 내밀고, ACLE에 가서 깨지고 오고, 기회보다 위기라 생각했다(웃음). 클럽 월드컵 전력 준비에 관해 몇 번 언급했는데, 내가 왔을 때 셋업이 된 건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이 몇 년 돼 있어 보강이 안 됐다. 클럽 월드컵은 다른 누구도 갖지 못하는 기회다. 얻어맞든 어찌됐든 K리그에서 4년 뒤 나간다는 보장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갖고 좋은 결과를 남겨야 한다. 책임감이 많이 든다. 예전에는 익사이팅 했는데 갈수록 책임감과 부담감이 든다.
- 이 기운(클럽 월드컵 출전)이 하반기로 이어져야 한다. 많은 우려도 생기고 복잡한 부분이 있는데?
선수들과 이 캠프가 당장 3경기를 준비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는 이 대회 이후에 다시 K리그에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한다. 전북이 이겼는데, 다음 경기를 이기면 우리와 4경기 차이다. 코리아컵과 ACLE가 있다. 다음을 준비하는 캠프로 삼았다. 전술을 준비하고 게임을 통해 수정하고 잘 준비해서 임하자고 했다. 전반기는 내 인생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에게도 '너희들도 다 보내고(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치르자'고 말했다. 혹시나 기억하고 싶으면 좋은 건 기억하자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감독도 코치들도 다 순하고 고참들도 순한 것 같다. 때로는 고참들이 따끔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고참들과 다음을 준비하는 부분에 있어 여러 가지로 대화를 했다. 잘할 것 같다(미소).
- 클럽 월드컵 국내 트로피 투어 때 1승 2무를 목표로 했다. 현실적인 목표는?
기적이라고 본다. 일단 목표를 예선 탈락을 설정 할 수 없다. 통과하려면 수치상으로 언급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감독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말만 할 수 없지 않나. 대회에 나서는데 목표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 기대되는 선수를 꼽는다면?
한 명을 꼽기는 힘들고 뭐 팀으로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다. 개인은 약하다고 본다. 체력적으로 그렇고 속도가 붙어야 한다. 현지에서 우리 에릭이 잘한다고 하는데 플루미센시에는 에릭이 26명 있다. 전북전 패배에서 나왔던 걸 수정하면서 이번 대회 세 팀과 경기를 대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ACLE에서 잘하다가 수비에서 한 번의 실수로 딱딱 꽂혔다. 안정감을 가져갈 부분에 관해 훈련하고 있다.
-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우리가 국내 리그를 치르면서 전력을 다하는 것과 바뀐 ACLE에서 목표나 4강·결승 진출 그런 목표를 가진 팀이라면, 더욱이 여기 클럽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이라면 외국인 선수 기량이 월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외국인 선수가 부족하다고 하면 말도 안 된다. 이 선수들이 최고 역량을 발휘해서 도움이 됐으면 한다. 팀에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문이 열린다. 국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선수도 눈에 보인다. 잘해서 자기가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수비 훈련을 한 번 해볼래?'라고 하니까 해본다고 하더라. 동기부여가 있다. 어제도 오늘도 열심히 뛰더라.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리려고 하겠구나, 이런 모습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외국인 선수들도 그런 마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서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 현재 울산 HD 감독이지만, 행정가 출신이기도 하다. 4년마다 대규모로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어떻게 보나?
현재까지는 모든 시장이나 팬들도 아직은 반신반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대회가 매력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클럽을 뽑는다. 월드컵처럼 이렇게 하면서 앞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FIFA가 그냥 열 대회는 아니다.


- FIFA 주관 대회를 뛰어본 선수들이 있다. 영향력 느끼나?
우리 (이)청용이, (김)영권이 같은 선수들은 큰 월드컵을 뛰어봤고, 청용이는 EPL에서도 활약했다. 나는 만원 관중(마멜로디전)이 아닐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긴장하는 그런 것을 형들이 다독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형들이 너무 좋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한다. 실수가 반복되면 형들이 무섭게 해야 하는데, 감독도 코치도 괜찮다고 하니. 큰 대회다. 형들이 정신 바짝 차리라고 따끔한 조언과 이야기도 해주고,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
- 현재 80%라고 했다. 20%만 올리면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경기를 통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반복·수정하면 100%로 간다. 그렇게 잘 준비할 것이다.

사진=울산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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