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에부에는 28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패배 직후 느꼈던 참담한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리그에서는 4위에 머물렀고, 커뮤니티 실드와 칼링컵(現 카라바오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UCL 무대만큼은 달랐다.
- 또한 레만이 퇴장당했던 결정적 순간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우리 모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기처럼 펑펑 울었다."
에마뉘엘 에부에는 28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5/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패배 직후 느꼈던 참담한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당시 아스널은 핵심 미드필더였던 파트릭 비에이라를 유벤투스 FC로 떠나보냈음에도, 티에리 앙리, 옌스 레만, 로베르 피레스 등 쟁쟁한 월드클래스 스타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리그에서는 4위에 머물렀고, 커뮤니티 실드와 칼링컵(現 카라바오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UCL 무대만큼은 달랐다. 레알 마드리드 CF, 유벤투스, 비야레알 CF를잇따라 격파하며 구단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사상 첫 '빅이어'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 찼으나, 꿈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전반 18분 만에레만이 사무엘 에투에게 파울을 범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전반 37분 솔 캠벨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전에만 내리 두 골(사무엘 에투, 줄리아누 벨레티)을 헌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이날 그라운드위에서 패배의 쓴잔을 직접 마셨던 에부에는 "나는 아직도 그 경기를 생각한다. UCL경기를 볼 때면 친구들에게 '내가 저 결승전에서 뛰었고, 우승컵을 차지할 뻔했다'고 말하곤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나는 아니었을까? 왜 아스널은 아니었을까? 당시 우리는 최고의 팀이었고, 모두가 우리를 상대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에부에는 경기 후 라커룸의 처참했던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쏟아부은 상태였다. 10명으로 뛰었음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의 작은 차이가 결과를 바꿔놓았다"며 "결승전에서 뛰고 우승하지 못하면 슬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기처럼 펑펑 울었다. 나조차도 그랬다. 정말 우승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레만이 퇴장당했던 결정적 순간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에부에는 "우리 모두 주심에게 '그냥 골로 인정하고 레만이 뛸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주심은 득점 전에 이미 휘슬을 불었기 때문에 미안하다며 레드카드를 꺼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결승전에 나서면 끝까지 뛰고 싶어 한다. 레드카드를 받으면 우선 팀이 이기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레만은 너무나 슬퍼했다. 그가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겼을 거란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만의 퇴장으로 희생된 선수는 또 있었다. 당시 아르센 벵거감독은 빈 골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에이스' 피레스를벤치로 불러들이고백업 골키퍼 마누엘 알무니아를 투입시키는결단을 내렸다.
결승전 장소가 피레스의 조국인 프랑스 파리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에부에는 "벵거 감독이 피레스에게 교체를 지시하던 순간 그의 표정을 봤다. 그곳은 피레스의 조국이었다. 친구들과 온 가족을 초대해 모두가 경기를 보러 왔는데, 15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이라며 "아무리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도 울음이 터질 뻔했을 상황이다. 그 씁쓸한 모습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맴돈다"고 회상했다.

악몽 같았던 그날로부터 20년이 흐른 현재, 아스널의 후배들이 다시 한번 유럽 패권에 도전한다. 아스널은 오는 31일파리 생제르맹 FC(PSG)를 꺾고구단의 오랜 숙원을 풀고자 한다.
이에 에부에는"당시 우리는 결승전에서 졌고 너무나 실망했다. 우리가 피치 위 최고의 팀이었음에도 끝내 패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몰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것이 축구 클럽이고, 인생이다. 그래서 이제 그 과제를 지금의 스쿼드에게 넘긴다. 그들이 우승한다면, 그것은 그들 자신을 위한 우승이자 과거의 우리를 위한 우승이 될 것"이라고 진심 어린 응원을보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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