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의 혈투 끝에 월드컵에서 탈락하면서 자국 역사상 최고의 세대로 평가받았던 황금세대는 아무런 트로피도 들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 영국 매체 가디언은 11일(한국시간) 벨기에의 노장들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이번 월드컵 탈락은 황금세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조명했다.
- 벨기에는 핵심 베테랑들이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게 된 뒤에야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벨기에 축구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스페인과의 혈투 끝에 월드컵에서 탈락하면서 자국 역사상 최고의 세대로 평가받았던 '황금세대'는 아무런 트로피도 들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1일(한국시간) "벨기에의 노장들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이번 월드컵 탈락은 황금세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조명했다.
벨기에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에 위치한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1-2로 패했다.

벨기에는 전반 파비안 루이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샤를 데 케텔라에르의 헤더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후반 막판 미켈 메리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전부터 벨기에에는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미국과의 16강전에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아마두 오나나는 목발을 짚은 채 경기장을 찾았다.킥오프 직전에는 유리 틸레만스까지 몸풀기 도중 부상을 당해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 같은어려운 상황에서도 벨기에는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가디언은 "루디 가르시아 감독과 선수들은 험난했던 조별리그를 딛고 반등해 스페인을 강하게 압박했다. 벨기에는 핵심 베테랑들이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게 된 뒤에야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벨기에의 중심에는 여전히 황금세대의 주축들이 있었다. 케빈 더 브라위너가 정확한 공격을 이끌었고, 티보 쿠르투아는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펼쳤다. 후반에는 로멜루 루카쿠와 악셀 비첼까지 투입됐다. 이로써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던 쿠르투아, 더 브라위너, 루카쿠, 비첼이 동시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벨기에 황금세대의 마지막 투혼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를 완전히 이겨내지는 못했다. 쿠르투아는 후반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낸 뒤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를 계속하려 했지만 결국 후반 26분 센느라먼스와 교체됐다.

쿠르투아는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벨기에와 스페인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경의를 표했다. 더 브라위너 역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후반 막판 체력과 부상 문제로 움직임이 둔해졌고 경고를 받은 뒤 교체되고 말았다.
결국 쿠르투아를 대신해 투입된 라먼스가 쿠바르시의 중거리 슈팅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골문 앞으로 흐른 공을 메리노가 밀어 넣으면서 벨기에의 월드컵 여정도 끝났다.

가디언은 "시간이 흐를수록 벨기에의 노장들은 상대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황금세대는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고,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유럽 챔피언 스페인을 강하게 시험했다"고 전했다.
2014 월드컵 부터 시작된 벨기에 황금세대는 오랫동안 세계 정상급 전력을 자랑했다. 더 브라위너, 쿠르투아, 루카쿠, 비첼을 비롯해 에당 아자르,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등이 전성기를 함께하며 유로, 월드컵을 가리지 않고 우승후보로 꼽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을 꺾고 3위에 오르며 벨기에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고, 유로 2024에서도 16강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강까지 진출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지만, 또 한 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더욱이 더 브라위너와 루카쿠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비첼 역시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다. 쿠르투아가 2030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재 황금세대의 주축들이 다시 한 대회에 모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디언은 "쿠르투아는 베테랑 골키퍼로서 다음 월드컵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벨기에 역사상 최고의 세대 가운데 여러 선수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결과가 벨기에의 과거 국제대회 부진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면서도 "가르시아 감독과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랑스러워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결국 쿠르투아의 눈물과 함께 벨기에 축구의 찬란했던 시대가 저물고 말았다.
사진= ESPN,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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