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새벽(한국시간) 호날두 소속팀 알 나스르는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알 이티하드와의 사우디 슈퍼컵 준결승전을 치렀다.
- 결국 알 나스르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호날두 또한 사우디 진출 후 첫 우승 도전이 물거품 되었다.
- 경기 시작 전 선수 입장 때부터 관중석에서 메시를 연호하는 구호가 나왔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메시, 메시!" 구호가 연이어 나왔다. 하지만 대상은 메시가 아니라 호날두였다.
27일 새벽(한국시간) 호날두 소속팀 알 나스르는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알 이티하드와의 사우디 슈퍼컵 준결승전을 치렀다. 호날두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 뛰었지만 팀의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결국 알 나스르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호날두 또한 사우디 진출 후 첫 우승 도전이 물거품 되었다.
눈길을 끄는 장면이 나왔다. 경기 시작 전 선수 입장 때부터 관중석에서 메시를 연호하는 구호가 나왔다. 프랑스 PSG에서 뛰고 있는 메시가 사우디 슈퍼컵에서 소환된 것이다. 이유는 호날두였다. 알 이티하드 팬들은 호날두를 자극하기 위해 경기장 입장 때부터 메시를 연호했다. 호날두는 애써 외면하며 경기장에 들어선 뒤 경기에 돌입했다.
우리에겐 익숙한 장면이었다. 지난 2019년 유벤투스가 한국에 방문해 '팀 K리그'와 친선 경기를 치렀을 때 호날두는 45분을 뛰어야 한다는 계약을 어기고 끝내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았다. 전반전 종료 후 후반전이 시작될 때 호날두가 다시 벤치로 향하자 비싼 돈을 지불하고 입장권을 구입한 팬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어 '세기의 라이벌' 메시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날두의 그릇된 판단을 질책했다. 당시에도 호날두는 애써 못 들은 척했다.
호날두를 향한 메시 연호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H조 예선 3차전 당시 호날두가 교체 아웃되며 시간을 끌자 경기장을 찾은 일부 한국 팬들은 메시를 연호했다. 호날두는 조규성과 작은 언쟁을 펼친 뒤 최대한 천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일종의 신경전이었다.
알 이티하드 팬들도 같은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 워낙 풍부한 경험과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 팀 입장에선 경계 대상 1호다. 심리적으로 나마 흔들어 놓아야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에서 비롯되었다. 그 희망이 이루어진 것인지, 호날두는 현란한 발재간과 아슬아슬한 프리킥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