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17일(한국시간)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덮친 살인적인 폭염에 맞서 강력한 선수 보호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 현재 K리그에도 쿨링 브레이크 제도가 존재한다.
- 실제FIFPRO에 따르면 쿨링브레이크 제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8.4%가 불만을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K리그도춘추제(봄-가을 시즌제)에서추춘제(가을-봄 시즌제)로 전환될 수 있을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17일(한국시간)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덮친 살인적인 폭염에 맞서 강력한 선수 보호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 이하 선수협)는 최근 그라운드 온도가 40도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 속 경기가 선수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신체적 영향을 조사한 긴급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며 "K리그와 WK리그 남녀 선수 5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2%가 폭염 속 경기로 인해 심각한 신체적 무리를 느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더욱 충격적이다. 응답자의 64.7%가 어지럼증을, 56.6%가 심각한 탈수 증세를 겪었다고 보고했다. 두통(32.2%)과 메스꺼움(12.2%)을 호소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응답자의 13%에 해당하는 70명의 선수가 폭염 속 경기 중 일시적인 의식 상실까지 경험했다는 점이다.
올여름 한반도는 역대급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 속에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숨 막히는 사투를 벌여야 했다. 뙤약볕을 피해 주로 저녁 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되긴 하지만, 높은 습도와 열대야로 인해 숨이 턱턱 막히는 후텁지근한 악조건은 매한가지다.
현재 K리그에도 '쿨링 브레이크' 제도가 존재한다. 다만 체감 온도가 32도 이상일 때만 제한적으로 주어지며, 3분 남짓한 짧은 휴식 시간만으로는 달아오른 체온을 식히고 땀을 닦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실제FIFPRO에 따르면 쿨링브레이크 제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8.4%가 불만을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현장에서는 혹서기 경기 일정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응답자의 89.3%가 현행 운영 기준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으며, 52.6%가 '킥오프 시간 변경'을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꼽았다. 폭염 주의보 발령 시 '경기 연기 또는 취소'를 강력히 요구하는 의견도 37.5%에 달했다. FIFPRO 역시 습구흑구온도지수(WBGT) 26도 초과 시 쿨링브레이크를, 28도 초과 시 경기 연기를 권고하며 강도 높은 선수 보호 가이드라인을 강조해 온 바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인 이근호 선수협 회장도 이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이 회장은 "이번 536명 선수들의 설문 결과는 그라운드 위에서 단순히 덥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을 명백한 수치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지러움과 탈수는 물론, 일시적인 의식 저하까지 겪는 선수들이 70명이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며 응답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훨씬 많은 숫자가 폭염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추춘제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는 주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K리그는 봄에 개막해 가을에 끝나는 춘추제로 운영 중인데, 이는 가장 무더운 한여름 찜통더위를고스란히 겪을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 주요 리그들의 추춘제 전환 움직임은 이미 좋은 선례로 꼽힌다. 당장 미국의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오는 2027년부터 추춘제로의 전환을 확정 지었으며, 이웃 나라 일본의 J리그 역시 올 시즌 추춘제를 도입해닻을 올렸다.
이근호 회장은 "한겨울에 적절한 휴식기를 보장받는 것이,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리그와 컵대회를 병행하며 신체를 혹사하는 것보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 및 경기력 유지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라며"경기장 난방 시설 확충 및 하이브리드 잔디 도입 등 인프라 개선 역시 장기적인 리그 가치 상승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FIFPRO,KP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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