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 한국은 3일 오전 12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예선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 예선 3경기에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이 된 한국은 가나를 꺾은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2점 앞서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골닷컴, 카타르 알라이얀] 김형중 기자 =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당연히 우승을 하고 싶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3일 오전 12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예선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예선 3경기에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이 된 한국은 가나를 꺾은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2점 앞서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반 초반 선제골을 실점한 한국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전열을 가다듬은 후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1분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약 70미터 단독 드리블 돌파를 했고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내준 볼을 황희찬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황희찬의 침투와 침착함도 좋았지만, 손흥민의 체력과 판단력도 일품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의 얼굴을 밝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표를 이룬 것에 대한 기쁨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너무 들떠있는 것을 경계하며 다음 경기를 생각하기도 했다. 주장 다운 모습이었다.
결승골 어시스트 순간에 대해선 7~80미터를 드리블 한 후 정확한 패스를 준다는 게 쉽지 않다고 하며, 공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슈팅을 시도하려 했지만 황희찬이 뛰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 소감
소감이 따로 필요할까.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여기 계신 기자님들도 너무 자랑스러운 순간일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많은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 너무 기쁜 순간이지만, 다음 경기 침착하게 잘 준비하겠다.
경기 끝나고 눈물을 흘렸는데
너무 기뻤다.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보다 가까이서 봤다.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너무 기쁘고 주장으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감정적으로 너무 좋은 순간이었다. 저희가 경기를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분명히 많이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그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았고 결과를 얻어내서 좋았다
마스크 경기 막판에 벗었다.
사실 벗으면 안 된다. 생각해보면 수술한 지가 이제 한 달 정도 됐다. 뼈가 붙는 데는 최소 세 달이 걸린다. 뼈가 살짝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저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위치다. 그 순간에 마스크를 벗었다고 해서 좋아진 게 아니다. 벗고 경기 해서는 안 된다.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 하는 것이다. 좋아진 상태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해야 하는 게 제 마음인 것 같다
돌파했을 때 황희찬이 보였나?
보고 패스했다. 축구를 TV로 보실 때는 저희가 안 보고 패스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상황을 다 읽고 희찬이가 어떻게 하면 좋은 슈팅을 때릴 수 있는지 계산하고 패스를 한다. 7~80미터를 뛰고 나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게 쉽지는 않다. 저도 조금만 공간이 있으면 때리려고 하는데, 위험 지역에 가다 보니깐 3~4명에게 둘러 쌓였고, 희찬이가 왼쪽에서 오는 게 살짝 보였다. 마땅히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구나 하고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다. 볼이 운 좋게 잘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 잘해줬던 게 기적을 만들었던 것 같다.
16강 진출 소감은?
너무 좋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16강에서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금 선수들이 너무 좋아하고 지금 들 떠 있는 건 사실이다. 오늘까지만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또 하나의 기적을 쓸 수 있었으면 한다
전반 끝나고 라커룸에서 한 말은?
선수들한테 더 이상 실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반전 1-1로 끝냈던 게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 분명 저희한테 찬스가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실점하지 않고 버티면서 찬스가 왔을 때 결정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선수들이 그걸 잘 인지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승리 후 선수들끼리 모였을 때 4년 전 독일전이 떠올랐을 것 같다.
그때 생각은 전혀 안 났다. 동그랗게 모여서 있을 때 우리가 정말 올라갈 자격이 있었다는 긍정적인 말을 많이 했다. 감정에 휩쓸려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못 들었고, 다른 상황을 신경 쓰기보다는 제가 할 말만 하기 바빴다. 결과가 어떻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 순간에는 4년 전 그때보다는 이 상황이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가득했다.
첫 골 후 빨리 돌아 오라고 손짓을 했다.
선수들이 다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저는 1분 1초가 너무 아까웠다. 그 좋은 분위기 이어가서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공을 들고 가자고 했다. 기뻐해야 할 상황이고 선수들을 다 안아주고 싶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랬다. 저만 급했나 싶긴 하는데, 선수들도 급했을 거고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다.
한번은 찬스가 올 거라고 생각했나?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을 할 수 없다. 포르투갈 상대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포르투갈이 지배하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조그마한 기회가 왔을 때 결정을 짓느냐 못 짓느냐가 중요하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고 우리처럼 수비 하면 골 넣는 건 어렵다. 오늘처럼 믿고 잘 경기 하면 찬스가 올 거라 믿었고 오늘처럼 잘 마무리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위로 올라갈까?
답을 알고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지금은 이 상황을 즐기고 축하 받아야 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그 순간부터는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다시 해야 하는지, 어떤 팀이랑 해야 하는지 보고 준비해야 한다. 어디까지 올라가겠다는 약속 드리는 건 어렵다. 당연히 우승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그랬을 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지금 어디랑 할지 확실히 모르는데 정해지고 난 뒤 모든 걸 쏟아내면서 다음 경기 생각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