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 그레고리는2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덜랜드 AFC 역사상 1호 흑인 선수로서의 삶과 그간 겪었던 끔찍한 인종차별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침묵을 깨는 데 46년이 걸렸다. 이는 선덜랜드역사상 첫 흑인 선수라는영광 타이틀이었지만, 그이면에는 끔찍한인종차별로 얼룩져 있었다.

"46년 만에 침묵을 깹니다" 충격 고백..."고통 여전히 생생" 구단 최초 흑인 선수, 인종차별로 얼룩진 비극적 커리어 회상

스포탈코리아
2026-05-28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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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
  • 롤리 그레고리는2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덜랜드 AFC 역사상 1호 흑인 선수로서의 삶과 그간 겪었던 끔찍한 인종차별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 그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침묵을 깨는 데 46년이 걸렸다.
  • 이는 선덜랜드역사상 첫 흑인 선수라는영광 타이틀이었지만, 그이면에는 끔찍한인종차별로 얼룩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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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구단 최초의 흑인 선수라는 영광의 타이틀. 그 이면에는 끔찍한 조롱과 멸시의 시간이 있었다.

롤리 그레고리는27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덜랜드 AFC 역사상 '1호 흑인 선수'로서의 삶과 그간 겪었던 끔찍한 인종차별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침묵을 깨는 데 46년이 걸렸다. 이 기억들은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했었다"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1977/78시즌 핼리팩스 타운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레고리는 리저브 경기에서 선덜랜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지미 애덤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1978년 1월 선덜랜드에 첫 입성했다.

이는 선덜랜드역사상 첫 흑인 선수라는영광 타이틀이었지만, 그이면에는 끔찍한인종차별로 얼룩져 있었다. 당시를 회상한 그레고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끔은 축구를 아예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그 고통 중 일부가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1군 데뷔전에서등번호 7번 유니폼을 입고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0 승리에 기여했으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레고리"경기 후 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한 명이 '오늘 형제들도 경기장에 왔어?'라고 묻길래 '다섯 명이나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가 '빠르던데'라고 말했지만 누군가 말을 끊는 바람에 무슨 뜻인지 물어볼 기회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형제들이 무사히 집에 도착했는지 확인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형제들은 내가 머물고 있던 클럽 숙소로 찾아오는 길이었는데, 도중에 한 무리의 남성들이 그들에게 벽돌을 던지며 흑인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고 하더라. 린치를 가하려는 폭도들이 경기장 근처 공원에서 십 대에 불과했던 내 형제들을 쫓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형제들은 너무 두려워했지만 어떻게든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선덜랜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으셨다"고 회상했다.

동료와 구단 관계자들의 노골적인 차별도 심각했다. 그레고리는 "한 경기가 끝난 후 아이들이 피치로 쏟아져 들어와 동료 선수 중 한 명에게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떠나자, 그는 내게 다가오더니 자기 셔츠에 묻은 손때를 내게 닦아냈다. 마치 그 아이들에게 전염병이라도 있어서 내게 그 병을 닦아내려는 것 같아 역겨웠다. 내가 흑인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부유한 백인 가족의 집에서 열린 경기 후행사에서도 굴욕은 이어졌다. 그레고리는 "여주인이 내 오른쪽에 있던 선수들과 악수를 하더니, 나만 쏙 빼놓고 건너뛴 채 다른 모든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다. 나는 일 초도 지체하지 않고 집 밖으로 나와 팀 버스에 올랐다. 저런 모욕을 당하며 안에 있느니, 차라리 사자나 하이에나와 함께 밖에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욱 그를 절망하게 한 것은 동료들의 철저한 방관이었다. 그레고리는 "단 한 사람도 내가 괜찮은지 확인하러 오거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드는 것을 모두 끝마친 후에야 코치진과 일행이 버스에 올라탔다. 그 여자는 나를 모욕함으로써 구단을 모욕한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의리도 도덕성도 없었다. 완전히 버림받은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라커룸 내에서의 괴롭힘도 일상이었다. 동료들과 악수를 나누던 중 한 선수가 그에게 인종차별적 비하 발언을 내뱉자, 분노한 그레고리가 그의 멱살을 잡고 라커룸 벽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꽉 찬 라커룸 안에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사건이 거듭될수록 사람들이 나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선덜랜드의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고립 속에 방치됐던 그레고리의 커리어는 결국 20대 초반 부상과 함께 씁쓸하게 끝이 났다.

은퇴 과정에서도 구단은 그를기만했다. 남은 1년 계약을 해지하면 돌봐주겠다는 구단의 약속을 믿었지만, 그가 손에 쥔 것은 고작 1,500파운드(약 302만 원)의 보험금뿐이었다. 1986년 구단을 상대로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지불할 돈은 다 줬다"는 냉정한 답변만 돌아왔다.

축구계를 떠나 사회 활동가로 새 삶을 꾸린 그레고리는 여전히 과거의 아픔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선덜랜드를 미워하진 않지만 그들이 내게 한 짓은 혐오하며, 내 커리어가 진흙탕이 되어버린 현실이 싫다. 나는 그저 농담거리이자 웃음거리다. 도대체 내가 무슨 끔찍한 짓을 했나. 흑인이라서 함부로 대하기 쉬웠던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다행히 오랜 상처는 최근 들어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다. 선덜랜드는과거의 과오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이나 사과를 내놓진 않았지만, 이달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의 홈경기에 그레고리를 초청하며 사과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한성명을 통해 "그레고리가 선덜랜드 역사에서 맡았던 중요한 역할을 인지하고 있으며, 2026/27시즌에도 그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구단 역사의 일부로서 그의 공로를 적절히 인정하고 기념하기를 고대한다"고 발표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선덜랜드로 돌아와 팬들의 환대를 받은 그레고리는 "선덜랜드로 다시 돌아간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마음속 응어리가 모두 씻겨 내려간 기분이다. 이제는 정말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BBC, 선덜랜드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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