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의 무게감과 가장의 책임감 동시에 느끼는 울산 정승현

[골닷컴, 춘천] 김형중 기자 = 울산현대가 강원FC를 물리치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주장 정승현은 최후방에서 강원 공격을 꽁꽁 틀어 막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울산은 5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 강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신승했다. 후반 4분 엄원상의 선제골이 나왔고 이 득점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개막 후 2연승이다. 지난 개막전에서 라이벌 전북현대에 2-1로 역전승을 기록한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도 한 골 차 승리를 거두며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같은 시각 전북은 수원삼성과 1-1로 비기며 울산은 시즌 초반부터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앞서게 되었다.

올 시즌 울산의 주장으로 임명된 정승현은 경기 내내 강원의 매서운 공격을 잘 막아내며 활약했다. 조현우 골키퍼와 파트너 김영권,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수비했지만, 정승현은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며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승현은 부쩍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사실 전지훈련 때 몸살이 심하게 나서 10일 정도 아팠다. 근력이 많이 빠졌다. 체중도 작년에 비해 3kg 정도 빠졌다”라며 “몸상태가 100%는 아닌데 잘 준비해서 경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김천상무에서도 주장을 했던 정승현은 울산에 복귀하며 우승에 힘을 보탠 후,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차게 되었다. 같은 주장이지만 팀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점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울산현대 주장은 무게감이 더 크고 부담감도 큰 것 같다"라고 한 뒤 “하지만 워낙 (이)청용이 형이나 (박)주영이 형 등 베테랑 형들이 많이 도와준다. 운이 좋은 것 같다. 좋은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감독님이 많은 것을 해주시기 때문에 제가 할 건 많이 없다”라며 웃었다.

최근 수 년째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전북은 같은 시각 수원전에서 비겼다. 정승현은 “휴대폰을 보지 않아 그쪽 결과를 몰랐다”며 “이제 시작이고 2라운드를 했을 뿐이니, 아직은 앞서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난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이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타이틀을 지켜야 하는 위치다. 정승현은 “작년에 우승을 해서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오늘 후반전처럼 위기가 왔을 때 버티는 힘이 더 생긴 것 같다. 그게 작년에 비해 발전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는 “울산현대라는 팀은 분위기가 항상 너무 좋지도 않고 너무 안 좋지도 않다. 모두 평정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항상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울산은 다음주 FC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2승 1무를 거뒀지만 쉽지 않은 승부가 많았다. 정승현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은 워낙 선수들 퀄리티가 좋은 팀”이라고 한 뒤 “쉽진 않겠지만, 저희 선수들은 서로 믿고 의지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저희만의 스타일로 잘 준비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이번 달 전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기쁜 소식도 알렸다. 그는 “이번에 와이프가 둘째를 가졌다. 딸이다. 올해 8월 출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육아는) 너무 힘들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의 어깨에는 가장의 책임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