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가 17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 초반부터 끝까지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는데, 그 가운데서 주장 이청용(34)과 결정적일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준 엄원상(22)의 활약이 유독 빛났다.
- 이날 승리를 거둔 울산은 1위(22승10무5패·승점 76) 자리를 지킨 가운데, 2위 전북현대(승점 67)와 격차를 9점 차로 벌리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 짓게 됐다.

[골닷컴, 춘천] 강동훈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가 17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초반부터 끝까지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는데, 그 가운데서 '주장' 이청용(34)과 결정적일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준 엄원상(22)의 활약이 유독 빛났다. 두 선수는 서로를 시즌 최우수 선수(MVP)로 추천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울산은 16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팽팽한 접전 속에서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엄원상과 마틴 아담(27·헝가리)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를 거둔 울산은 1위(22승10무5패·승점 76) 자리를 지킨 가운데, 2위 전북현대(승점 67)와 격차를 9점 차로 벌리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 짓게 됐다. 울산이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이청용은 "오늘 승리하면서 우승을 확정 지어 정말 기쁘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되면서 결과를 만들었다. 2월에 시즌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계속 1위를 지키면서 우승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기쁜 소감을 전했다.
울산이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유력한 MVP 후보로 이청용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K리그 34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베테랑답게 노련미를 바탕으로 구심점 역할을 잘하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특히 중요한 승부처 때마다 진가를 발휘했다.
이에 대해 "훌륭한 선수들을 옆에 두면서,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들 밑에서 주장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우승하나만 바라보고 많은 노력을 하면서 경기를 준비해왔다"며 "MVP나 개인 타이틀은 욕심 갖지 않았고, 받아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만약에 우리 팀에서 MVP가 나온다면 원상이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엄원상을 MVP로 추천했다.
끝으로 이청용은 "매년 막바지에 좋지 않은 결과로 우승을 계속 놓쳤다. 홍명보 감독님이 부임하고 두 번째 시즌이었는데, 그동안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시즌을 치렀다. 시즌 막바지 고비였던 전북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시즌 중반에 안 좋을 때도 있었다. 출발을 잘했지만, ACL 이후 좋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가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시즌 막판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우승 과정을 돌아보면서 모든 구성원에게 공을 돌렸다.

이청용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엄원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이적했는데, 첫해 우승하게 돼서 영광스럽다. 오늘 경기장에서 많은 팬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고, 승리를 통해서 우승을 확정 지어서 정말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 이적을 했고, 부담감이 컸고, 걱정도 많았다. 성격상 팀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조금은 어려웠는데, 한편으로는 시즌이 끝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뜻깊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MVP로 엄원상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도 그럴 것이 33경기 동안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하지만 엄원상은 "MVP 욕심은 전혀 없다"고 손사래를 친 뒤 "받는다면 청용이 형이 받아야 한다.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제가 본 주장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해냈다. 받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팔 부상 이후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승리에 앞장섰다. 이에 대해 "솔직히 최근에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부상 이후에 컨디션이 안 올라왔다. 스스로 걱정이 많았다"며 "그래도 계속 노력했다. 팀이 이기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말자고 뭉쳤다. 그런 부분이 골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