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유명”한데... 이강인의 화려함 그 뒷면, 클린스만 조언

[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이강인(22, 마요르카)의 날이었다. 그럼에도 ‘스스로 잘한 게 없다, 승리하기 위해 뛰는데 승리를 못해 아쉽다’고 자책했다.

프리미어리거 손흥민(30)에 이어 또 다른 스타 탄생으로 대한민국 축구가 들썩이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마요르카 에이스로 우뚝 섰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기세를 이어갔다. 이강인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인 페루전(0-1 패)에서 빛났다.

상대의 거센 압박에 팀 전체가 고전했지만, 이강인은 자신감과 기교로 무장해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12분 아크에서 툭툭 치고 들어오며 때린 왼발 슈팅, 27분 상대 진영 터치라인에서 원터치 왼발 패스로 오현규에게 골키퍼와 1대1 장면을 만들어준 모습, 33분 아크에서 또 절묘하게 감아 찬 슈팅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말해준다.

두세 명이 달라붙어도 안정된 터치와 발 기술로 압박을 벗어났다. 후반 들어 더욱 불이 붙었다. 후반 27분 황희찬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정확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후 조규성을 향한 정확하고 예리한 크로스로 결정적 장면을 유도했다. 반대발 윙어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핵심 자원들의 이탈, 아직 태극마크가 어색한 일부 형들과 동생들 사이에서도 능수능란하게 경기를 풀어간 이강인.

클린스만 감독도 인정했다. “이제 이강인은 말하지 않아도 유명한 선수가 됐다. 운동장에서 보여줬다. 남미에서도 잘 파악하고 있다. 볼을 잡으면 두세 명이 바짝 달라붙었다.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이강인의 경기를 보는 건 즐겁고 기대를 하게 된다”고 칭찬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이강인은 메시지를 접수한 뒤 여기에 몸으로 익혔던 것과 영리함을 접목시킨다. 플레이를 보면 시원시원하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는 법.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직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불러 놓고 쓰지 않아 논란이 됐다. 팀 스타일에 맞지 않다는 것과 수비 가담 능력을 문제로 꼽았다. 막상 월드컵 본선에서 펄펄 날았다.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으며 자신감이 붙었고, 스스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월드컵 이후 더욱 성장했다.

아직 22세. 완벽할 수 없다.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나이다. 리오넬 메시의 대체자로 파리생제르맹(PSG)과 연결된 건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현재도 좋지만, 미래는 더욱 기대되기 때문이다.

클린스만은 현역 시절에 명성을 떨쳤고, 지도자 경험도 풍부하다. 화려함 그 뒷면을 누구보다 잘 안다. 때문에 이강인에게 충분히 당근과 채찍을 줄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지금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다. 언제 드리블을 해야 할지, 원터치로 돌려놓고 침투할지, 볼을 받을 수 있는 위치를 잡는 등 이런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잘 성장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분명 좋은 선수다. 그렇지만 혼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조언을 건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