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역시 스리백이었다.
- 축구 통계 매체 팟몹 기준 이기혁은 패스 성공률 94%(58/62), 터치 76회, 정확한 긴 패스 성공률 67%(4/6), 수비적 행동 11회, 걷어내기 8회, 가로채기 3회, 볼 경합 성공 5회 등을 기록했다.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이기혁(강원FC)이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았다. K리그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꺼내며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첫 경기 승리였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역시 스리백이었다. 한국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이태석, 황인범, 백승호, 설영우가 중원에 배치됐고, 이재성, 손흥민, 이강인이 최전방에 섰다.
라인업에서 가장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이기혁이었다.

전날 김태현이 발목 부상으로 조별리그 1차전 결장이 확정되면서, 앞선 트리니다드토바고전과 엘살바도르전에서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기혁이 기회를 잡았다. 특히 이날 선발 라인업 중 유일한 현역 K리거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원래대로라면 월드컵 무대에서 스리백의 왼발 센터백을 맡아줄 선수는 김주성이었다. 그러나 김주성은 부상 여파로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여기에 김태현까지 조별리그 초반 출전이 어려워지면서홍명보 감독이 스리백을 유지할 경우 이기혁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월드컵 데뷔전이었기에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전반 15분 이기혁은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살짝 미끄러졌고, 압박을 들어오던 루카시 프로보드에게 공을 빼앗겼다.

설상가상으로 당황한 이기혁은 곧바로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며왼쪽 측면이 그대로 뚫리고 말았다. 다행히 프로보드의 컷백을 김민재가 침착하게 막아내며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월드컵 데뷔전인 이기혁을 향한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걱정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이기혁은 경기 종료까지 큰 실수 없이 침착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김민재, 이한범과 함께 안정적인 수비 라인을 형성하며 체코의 공격을 막아냈다.
세부지표역시훌륭했다. 축구 통계 매체 '팟몹' 기준 이기혁은 패스 성공률 94%(58/62), 터치 76회, 정확한 긴 패스 성공률 67%(4/6), 수비적 행동 11회, 걷어내기 8회, 가로채기 3회, 볼 경합 성공 5회 등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 보여주던 장점을 월드컵 무대에서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특히 평점의 경우 양 팀 수비진을 통틀어 가장 높은 7.6점을 받았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는 노련함까지 보여줬다. 체코의 역습이 시작되려는 순간,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서 고의적으로 흐름을 끊었다.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상대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사전에 차단한 영리한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의 깜짝 기용은 성공에 가까웠다.
이기혁은 이번 시즌 명실상부 K리그1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다.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클리어링 5회, 인터셉트 2회 등 인상적인 수비 지표를 남겼다. 여기에 수비수임에도 특유의 볼 전진 능력과 왼발 패싱 능력을 앞세워 강원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패스 성공률도 84%에 달했고, 경기당 드리블도 1회에 가까웠다.
이기혁은 흔히 말하는 현대 축구에 가장 어울리는 수비수다. 빠른 발과 정교한 왼발 킥, 여기에 높은 전술 이해도까지 겸비해 활용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프로 데뷔 이후 최전방 공격수와 골키퍼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 포지션을 경험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함도 갖췄다.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는 월드컵 무대에서 홍명보 감독이 그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다만 유럽 무대 경험이 없고, A대표팀 경험 역시 많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모두 기우였다.이기혁은 지난달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이전 대표팀 소집 때는 너무 긴장해서 내 본래의 모습을 다 못 보여드렸던 것 같다. 이번에는 아버지께서도 들뜨지 말고, 무게감 있게 행동하며 실수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셨다. 긴장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것들을 전부 보여주고 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물론 월드컵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나서 이 정도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기혁은 아버지의 당부처럼 들뜨지 않았고 무게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고, 월드컵 데뷔전에서 스스로를 증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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