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전] 황금 왼발 이강인, 부산에서도 ‘살아있네’

[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이강인(마요르카)이 날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 경기서 0-1로 석패했다.

스포츠 탈장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손흥민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그 자리를 누가 메울지 관심사였다. 이재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기존 손흥민 자리에 들어갔고, 이강인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특히 이강인이 단연 돋보였다.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수놓았던 그의 황금 왼발이 부산에서도 살아있다는 걸 증명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문전에서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방이나 중원에서 패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경기를 풀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강인은 상대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솔로 플레이와 번뜩이는 킥은 일품이었다. 전반 12분 상대 아크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 때린 왼발 슈팅이 수비수에게 차단됐다.

서서히 달아올랐다. 전반 27분 이강인은 터치라인 부근에서 원터치 왼발 패스로 상대 허를 찔렀다. 오현규가 페루 수비 라인을 깨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투했지만, 슈팅이 빗맞았다.

전반 33분 이강인이 아크에서 절묘하게 감아 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코너킥도 몇 차례 올렸다. 답답했던 한국 공격의 한 줄기 희망이었다. 전반 막판에는 이재성과 좌우 스위칭을 통해 전술적 변화도 가졌다.

전반 막판 발 기술로 상태 터치라인에서 밀집 수비를 뚫어내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했다.



후반 들어 이강인은 전반보다 잠잠했지만, 반대발 윙어로서 장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후반 27분 황희찬이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다. 페루 문전에서 자리를 딱 잡고 정확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게 차단됐다.

킥은 절정이었다. 후반 32분 이강인이 인프런트로 감아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문전 헤더로 연결했지만 간발의 차로 골문을 비껴나갔다. 이후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상대를 계속 위협했다.

한국은 이강인을 앞세운 막판 공세에도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실험과 조합에 중점을 뒀다. 이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