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일 감독이 지휘하는 경상북도 지적장애인 축구 대표팀은 오는 2일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부산으로 이동해 제주와 동호인부 지적(발달)장애 11인제 16강전을 치른다. 곽영일 감독이 정식으로 부임한 2019년 이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8강의 벽을 넘어보지 못한 경북 지적장애인의 목표는 우승도, 4강 진출도 아닌 1승이다. 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시설 내 장애인 직원의 여가생활을 지원하고자 취미반을 개설한 게 시작이었다.

[인터뷰] 경북 지적장애인 대표팀 곽영일 감독이 꾸는 '맨발의 꿈', 지역사회 선순환에 이르기까지

스포탈코리아
2025-11-01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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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
  • 곽영일 감독이 지휘하는 경상북도 지적장애인 축구 대표팀은 오는 2일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부산으로 이동해 제주와 동호인부 지적(발달)장애 11인제 16강전을 치른다.
  • 곽영일 감독이 정식으로 부임한 2019년 이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8강의 벽을 넘어보지 못한 경북 지적장애인의 목표는 우승도, 4강 진출도 아닌 1승이다.
  • 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시설 내 장애인 직원의 여가생활을 지원하고자 취미반을 개설한 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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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포항] 배웅기 기자= 시작은 정말 '맨발'이었다.

곽영일 감독이 지휘하는 경상북도 지적장애인 축구 대표팀은 오는 2일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부산으로 이동해 제주와 동호인부 지적(발달)장애 11인제 16강전을 치른다. 곽영일 감독이 정식으로 부임한 2019년 이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8강의 벽을 넘어보지 못한 경북 지적장애인의 목표는 우승도, 4강 진출도 아닌 '1승'이다.

'이 정도면 전문 축구인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곽영일 감독의 본업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포항바이오파크 원장이다. 곽영일 감독이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어찌 보면 사소한 계기였다. 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시설 내 장애인 직원의 여가생활을 지원하고자 취미반을 개설한 게 시작이었다.

"한 직원이어느 날 '주말에 할 게 없다. 동료와 운동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 게 취미반을 만든 계기가 됐어요. 처음에는 축구라기보다 공놀이에 가까웠습니다. 볼 하나 들고 운동장에 나간 게 전부였죠. 규칙을 잘 몰라 손으로 볼을 터치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웃음) 그렇게 1~2년 지나다 보니 나름 구색이 갖춰졌고, 주변에도 입소문이 났어요."

"직원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쳤죠.축구는 팀 스포츠잖아요. 실수하면 서로 다독이고 충돌해도 먼저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자연스레 선수들이 목표를 갖고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스페셜올림픽코리아라는 곳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당시 나인티플러스에서 유니폼을 후원해 주셨고, 이동국(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 씨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함께 발대식을 개최한 기억이 납니다."

한계는 있었다. 곽영일 감독은 소위 말하는 비선수 출신이다. 아무리 취미반이라고 하나전문 지식 없이 팀을 이끄는 건 어려움이 따랐다. 이는 곽영일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도자 세계에 발을 들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제가 축구를 좋아만 하지, 전문 지식은 전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한장애인축구협회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고, 대한축구협회(KFA) D 라이선스까지 취득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쉽지는 않았어요. KFA D 라이선스 강습회 때는 김영기(울산 HD) 스카우터님께서 주 강사로, 신상우(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님께서 보조 강사로 오셨는데 참 많이 혼났습니다.(웃음)"

"경북 지적장애인 대표팀과는 몇 차례 교류전을 가진 게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그때는홍승찬(포스짐 특수체육센터) 원장님께서 감독이셨고, 포항제철동초(포항스틸러스 U-12) 감독으로 계시던 백기태(한국 U-17 국가대표팀) 감독님께서 매주말 시간을 내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로서는코치 제안을 받았던 게 지도자로서 다음 스텝이었죠.백기태 감독님께서는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은사이십니다.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해 주신 게 제게는 지도자로서 철학이 됐다고 할까요."

곽영일 감독이 꾸는 '맨발의 꿈'은 포항 지역사회에도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았다. 곽영일 감독은 경북 지적장애인 대표팀과 FC포항바이오파크뿐 아니라 최근 2025 K리그 퀸컵(K-WIN CUP)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포항 여자 축구팀(다이제 FS)과 포항 통합 축구팀 감독까지 역임하고 있다. 포항 통합 축구팀은 지난해(B조)에 이어 올해(A조)도 K리그 플레이원컵(PlayONE CUP)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제로 포항 통합 축구팀의 경우 FC포항바이오파크와 경북 지적장애인 대표팀 출신 선수가 눈에 띄게 성장하며 발탁된 사례도 있다. 중증 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에 해당하는 포항바이오파크의 이미지 제고에 큰 힘을 보태는 건 덤이다.

"포항의 일원으로 활동한 지도 어느덧 4년, 정말 큰 영광이죠. 어찌 보면 단순히 시작한 지도자 생활이었는데, 꾸준히 무엇이든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대회에서 입상하고 퀸컵과 플레이원컵에서도 우승했지만 결국 선수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또 포항이 축구의 메카잖아요. 오랜 기간 현역 생활을 하신 재야의 고수분이 많습니다.(웃음) 저 역시 마찬가지로 여전히 배우고 있어요."

"본업과 병행하는 만큼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벅참과 재미가 더 커요. 제 인생 모토가 '한 번 사는 인생 하루하루 즐겁게 살자'거든요. 기회가 주어지는 한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난해 결혼을 했는데, 주변에서 '집에 들어가기는 하냐'며 걱정하시더라고요.(웃음)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가족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경북은 타 시·도와 비교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건 물론 지원을 책임질 장애인축구협회가 없어 발맞춰 훈련하는 것도 한 달에 두세 번이 전부다. 이번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맞붙는 제주 상대로는 3년 전인 2022년 제12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전국지적장애인축구대회에서 0-8로 대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곽영일 감독은 제한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성장하는 경북 지적장애인 대표팀이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매년 개선해 나가는 게 목표예요. 어린 장애학생의 스포츠 접근성을 높이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실제로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는 학생 선수가 세 명 정도 있어요.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성인이 됐을 때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걸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선수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죠. 긍정적인 영향이라는 게 추상적인 생각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곽영일 감독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참가 차 카타르에 출국해 있는 은사 백기태 감독을 향한 응원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백기태 감독은 최근 부친상을 당했지만 귀국하지 않고 대회에 전념하는 쪽을 택했다.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프실 것 같아요. 상을 치르면서도 생각했지만 노력하고 고민하신 만큼 정말 잘하고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선수들도 감독님을 좋아하거든요. 친구처럼 대해주시고 막무가내로 전화해도 잘 받아주세요. 삼삼오오 돈을 모아 응원 현수막도 제작했습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감독님의 열정과 철학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사진=포항스틸러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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