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요약
- 지난 5일 울산은 이청용과 재계약을 맺었다.
- 이청용에 앞서 만났던 울산의 새 주장인 김영권은 (이)청용이 형은 주장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
- 새로운 선수가 많이 왔고, 동계훈련 기간 동안 서로 서먹서먹한 것을 없애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SPORTALKOREA=아랍에미리트(두바이)] 이현민 기자= 블루 드래곤 이청용(울산 HD)이 마지막 불꽃을 이야기했다.
이청용은 11년간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2020시즌 울산으로 이적했다. 지금까지 총 137경기에 출전해 11골 10도움을 기록, 울산이 2022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K리그1 3연속 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 시즌 K리그1 우승을 확정 짓는 주민규의 득점을 도왔고, 리그 최종전에서는 선배인 박주영의 은퇴 자축 골을 만들어줬다.
지난 5일 울산은 이청용과 재계약을 맺었다. 이청용이 울산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에서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재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기분을 묻자, 이청용은 “내가 잘해서 한 것보다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굉장히 고마웠다. 경기장에서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했다. 아직 팀에 필요한 선수로 생각해주시는 구단에게도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동계훈련에 관해 “두바이에서 동계훈련은 처음이다.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 왔던 기억이 있다. 좋은 환경과 날씨에서 훈련할 수 있어 좋다. 최근 다녀본 동계훈련지 중에 잔디 상태나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청용에 앞서 만났던 울산의 새 주장인 김영권은 “(이)청용이 형은 주장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 선수들 사이에 고문이라고 불린다”며 그의 존재감이 엄청나다고 했다.
이에 이청용은 “제가요?”라고 웃은 뒤, “(김)영권이는 울산에서 4년째다. 이전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다. 주장 완장(울산에서)을 차는 건 처음일 텐데 앞서 주장 못지않게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 “그동안 우리팀에 베테랑이 많았다. 여러 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모였던 팀이다. 이전 주장인 (정)승현(알 와슬)이도 베테랑들이 도와가며 잘 해냈다. 2주 동안 지켜본 (김)영권이의 모습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팀원으로서 고맙고 많은 후배가 잘 따른다. 나는 그저 뒤에서 힘을 실어주고 (김)영권이를 중심으로 팀이 더 힘을 받게 해주는 역할일 뿐”이라고 후배들을 신뢰했다.
울산은 이번 시즌 젊은 피가 대거 합류했다. 이청용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변화가 조금씩 있다. 이번 시즌은 특히나 그렇다. 새로운 선수가 많이 왔고, 동계훈련 기간 동안 서로 서먹서먹한 것을 없애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선수들끼리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감독님의 그림대로 큰 차질 없이 동계훈련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가진 기량을 인정받았던 선수들이다. 우리는 리그 3연패를 했다. 중요한 건 이 선수들이 ‘이번 시즌 4연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칫 그런 부담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리그1 4연패 도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코리아컵까지 네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울산이다. 특히 K리그1에서는 다른 팀의 견제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청용은 “개인적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즌이 될 것 같다. 초반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한 시즌 판도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일단 시작을 잘해야 한다. 감독님도 계획이 있으실 거다. 이곳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와 어리고 젊은 선수들이 투입돼 감독님 주문을 빨리 이해하고 운동장에서 구현하려 노력했다. 이런 모습들이 시즌에 좋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이청용의 절친인 구자철이 축구화를 벗었다. 지난 14일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을 알렸다. 제주 SK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임명됐다. 지난해 말에는 울산의 플레잉코치였던 박주영이 은퇴, 현재 울산의 정식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청용의 은퇴 시기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이를 지켜본 그는 “슬픈데 맞다. 지난 시즌 박주영 코치님은 은퇴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운동장에사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구)자철이는 뭔가 다른 장면으로 은퇴를 했다. 이제 나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내 의지(현역 생활 지속)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보다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 시즌 한 시즌이 나에게 특별하고 또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한 가지 정도 욕심을 내본다면 팀 성적이 나한테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똑같이 열심히 하고도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시즌과 그렇지 않았던 시즌은 마지막에 느끼는 바가 다르다. 팀의 모든 구성원이 웃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인 만큼 좋은 모습으로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울산 HD, 한국프로축구연맹